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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공장도 가격’발표할까 말까
기름값 ‘공장도 가격’발표할까 말까
  • 승인 2007.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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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이 기름값 고공행진에 따른 소비자 여론 악화로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석유제품 세후(稅後) 공장도가격 정보 제공 문제를 놓고 난감해 하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업계 1, 2위인 SK㈜와 GS칼텍스는 매주 수, 화요일 오후 언론에 세후 공장도가격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으나 이 가격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크게 낮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후 공장도 가격은 정유사가 적정 마진을 붙인 제품원가에 유류세금을 합산한 것으로, 대리점이나 주유소에 대한 공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실제로 SK는 5월 31일부터 한주간 휘발유(ℓ당)를 1천506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GS칼텍스는 5월30일 부로 1천500원으로 올린다고 공개했으나 석유공사의 주유소 판매가격 집계결과 이 기간에 해당되는 6월 첫째주 휘발유 가격은 SK 1,561.04원, GS칼텍스 1,558.39원이었다.

이처럼 55~58원 가량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대리점과 주유소 등 유통망을 거치면서 마진이 붙여진 결과다.

나아가 정유사가 대리점이나 주유소에 실제 공급하는 가격은 언론에 발표되는 것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정설이어서 유통단계 마진은 55~58원보다 크다고 봐야한다고 정유업계는 전한다.

주유소들이 각기 지정된 정유사 브랜드를 무시한 채 싼 값에 다른 정유사들의 제품을 ‘바꿔치기’ 하기 때문에 정유사 입장에서는 경쟁적으로 공급가격을 낮추게 되는 것으로, 주유소업계에서는 여기서 생기는 이익을 ‘백(back) 마진’이라는 은어로 통칭한다.

이 때문에 에쓰오일이나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가격공개를 피해왔다.

부정확한 가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의 확산을 피하겠다는 계산에서다.

SK와 GS칼텍스의 경우 업계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주유소 판매가격과는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가격 흐름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언론을 통해 가격정보를 제공해왔다.

이마저도 내놓지 않는다면 정보 공개를 꺼린다는 식의 또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0일 “세후 공장도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시세와 환율변동 등을 감안해 책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준가격 개념으로,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데 불과하기에 주유소의 실제 판매가격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데도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으니 어찌해야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SK와 GS칼텍스는 일단 가격 발표를 지속하기로 하고 앞으로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다시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LPG(액화석유가스) 수출입 업체인 E1은 2월분까지 다음달 LPG제품 공장도 가격을 전달말에 발표해오다가 가격차이 발생에 따른 불신이나 혼란 등을 이유로 3월분부터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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