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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 읍참마속의 기지 필요
김 시장, 읍참마속의 기지 필요
  • 승인 2007.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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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속은 정말 아까운 장수요. 하지만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군율을 져버리는 것은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가 될 것이오. 아끼는 사람일수록 가차 없이 처단해 대의(大義)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은 무너지는 법이오”

군법을 어긴 마속을 참형에 처하며 제갈량이 되내이던 말이다.

촉나라의 제갈량은 가정전투에서 자기의 명령·지시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싸우다가 패한 부장 마속을, 그 전날의 공과 두터운 친분에도 불구하고 울며 목을 베어 전군의 본보기로 삼았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중국 사대귀서 중 으뜸으로 꼽히는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고사성어로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지난 10일 김해시에 읍참마속이 떠오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김해시 한 면의 이장들은 “면장과 마음이 맞지 않아 이장직을 계속할 수 없다”며 “면장을 인사이동하지 않으면 모두 사직하겠다”며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날 김해시청을 항의 방문한 이장단은 김종간 시장과 면담을 원했다.

하지만 관계 공무원들은 시장과 만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이를 가로막았고 이에 이장들은 시장 면담을 위해 1시간 가량을 실랑이 했다.

이들은 시장과 면담을 요청하면서 관계 공무원들에게 해당면의 면장이 주민들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과 농협과 면민과의 갈등 조장, 주민 면담거절, 일방적인 행정 등의 내용을 들며 하소연했다.

이들은 김 시장과의 면담이 쉽지 않자 “면장이 시장의 친구이기 때문에 시장이 면담에 응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면장이 김 시장과 중학교 동창이고 고등학교 동문임을 비꼬았다.

마침내 요구가 받아들여져 이들은 시장과 면담을 가졌고 김 시장은 문제가 된 면장과 관련해 “정확한 조사를 한 후 알맞은 조치를 하겠다”며 이장들과 약속했다.

지금 김 시장은 마속을 베고 눈물을 흘린 제갈량의 기지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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