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000년이 지난 로마의 사례가 그대로 현대에 통용되는 것은 아닐 것임에도 불구, 1,000여년 로마의 역사는 세계문명의 보고이자 인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세기라는 장구한 시간을 관통하는 찬란한 역사를 통해 관찰할 수 있는 로마인의 관용과 포용의 가치관, 개방적인 시스템의 구축, 전통과 정체성을 강화하며 이뤄낸 자기개혁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좌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국가로 인정받는 로마의 국정철학이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재구축’이다.
고대로마는 역사를 통해 진정한 개혁이란 재구축임을 증명해 보였다.
카이사르는 갈리아 원정에서 개혁이란 낡은 껍질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자질 중 어떤 것을 살리고 어떤 것을 버려 조합해야 하는지 결정해 재구축을 꾀하는 것임을 몸소 실천한 바 있다.
앞선 기고에서 필자는 조직 고유의 특성을 무시한 채 외국과 선진기업의 혁신기법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경영혁신의 실패로 이어짐을 지적한 바 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유명한 속담에서 역사와 전통을 무시한 개혁은 실패한다는 보편적 진리를 되새겨볼 때다.
<한국도로공사 산청지사장 고채석>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