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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환율·高유가에 수출 ‘브레이크’
高환율·高유가에 수출 ‘브레이크’
  • 승인 2007.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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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고속 성장 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환율과 유가 등 각종 대외악재의 충격으로 감속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 전체를 괴롭히고 있는 원화 강세와 초고유가는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주력 품목의 수출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외국발 악재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가능성 차원의 언급에 그쳤던 정부도 “조만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다급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이 347억9,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하며 월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외견상으로는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있던 추석이 올해는 9월로 옮겨간 점을 고려해 9,10월 두 달을 하나로 묶어 평균하면 이 기간 수출 증가율은 11.3%로 크게 낮아진다.

두 자릿수지만 올해 상반기 월 평균 증가율이 14.4%, 6~8월 3개월 평균 증가율이 15.1%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둔화다.

조업일수를 고려해 하루 평균으로 환산해보면 이런 추세는 더 두드러진다. 10월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억5,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6.1% 늘어나는 데 그쳤다. 6월부터 9월까지 매월 하루 평균 수출 증가율이 13.7~19.4% 사이에서 움직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역흑자도 55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했지만 사상 최대로 늘어난 수출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더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10월에 비해 1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출 엔진의 출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원화 강세와 고유가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선으로 밀리면서 기업들의 채산성에 비상이 걸렸고 가격 경쟁력도 급속하게 떨어질 조짐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1,2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삼성전자는 이익이 1,2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화 가치의 고평가가 해소될 가능성을 별로 없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상수지 적자와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행한 금리 인하로 달러화의 가치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에서 연 평균 환율을 910원선으로 예측했다.

유가 역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시장 안정화 방침이 하루만에 약효를 잃으면서 10월 마지막 거래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94.53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81.30달러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월에만 해도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76.14달러로 작년 10월에 비해 18.9%, 전월에 비해 6.2%나 뛰어오르며 수출기업의 목을 조르고 무역흑자를 갉아먹고 있다.

주력 수출품목의 둔화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DDR2 512메가 제품 가격이 연초 5.69달러에서 수직 하강해 10월 말 1.17달러까지 급락했고 10월 반도체 수출은 34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산자부는 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환율의 조절 필요성과 함께 환율을 자극하지 않고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덜도록 금리를 낮춰달라는 입장이지만 관철이 쉽지 않아 수출 부진의 속도가 더 빨리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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