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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사고, 순간 방심은 ‘재앙’
기름 유출사고, 순간 방심은 ‘재앙’
  • 승인 2007.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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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앞바다의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는 거의 재앙 수준이다.

조선산업단지가 많고 선박운항이 잦은 경남도 안전해역은 아니다.

태안반도 해안선 150km 중 기름이 도달한 17~20km 해안쪽의 피해는 심각하다고 한다.

유출된 기름이 이미 해안에 붙고 또 많은 양이 바다로 가라 앉으면서 일대의 수산물과 인근 생태계까지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게 해수부의 발표다. 태안군 일대 해변은 새까만 기름으로 범벅이 됐고 해안전체가 기름천지로 변했다고 한다.

부근 해수욕장들도 모래 깊숙이 기름이 스며들어 내년 여름에 피서객을 받기는 다 틀렸다는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피해복구에만 최소 2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이 일대 양식어장이나 어민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어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해서도 정확한 사고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름띠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고 주변해상 남쪽으로 이미 20여km의 기름띠가 형성돼 있는 상태로, 원유를 제거 하는데만 1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며 특히 해안가로 번진 폐유 수거에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문제가 참으로 걱정이다.

사고지역이 해안국립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철새 서식지에 대한 보호 또한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효율적이고 대대적인 인력과 장비, 그리고 예산의 지원을 위해 재난지역 선포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사고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총 1만500kL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기록되고 있는 지난 1995년의 ‘씨프린스호 사고’당시 기름 유출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씨프린스호 사고 경우 완전한 방제에 무려 5~6년이 소요되고, 사고가 난 여수 앞바다에서는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해안 암벽 등에서 기름이 묻어나고 있는 실정임을 미뤄 볼때 이번 사고의 피해를 짐작할 만 하다. 문제는 왜 이 같은 사고가 또 발생했느냐 하는 점이다.

유조선이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부선과 충돌, 기름탱크에 구멍이 나면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하지만 유조선의 선체가 2중 구조로 되어 있었다면 유출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게 환경단체나 해상운송 관계자의 지적이다.

해상오염 사고에 대한 불감증이 아직도 여전함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연·근해를 지나는 유조선의 경우 2중 선체로 운항조건을 엄격히 제한해야 함에도 2010년 이후부터 이런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라 한다.

예인선과 부선을 잇는 와이어가 끊긴것도 사고에 대한 불감증 때문이다.

기상조건에 따라 예인선과 부선을 잇는 와이어가 끊기는 일이 잦다고 하니 이런 사고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

또 와이어가 끊기는 해상사고를 항만당국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난 만큼 이에대한 책임추궁도 당연한 것이다.

방제작업에 민·관·군이 총동원 되고 있으나 한번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에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것 만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리고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 훈련과 장비의 보강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이번 사고 직후에도 기름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오일휀스나 흡착포의 지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를 확산 시켰다는 지적이고 보면, 방제장비를 시급히 그리고 충분하게 갖추어야 한다.

환경오염이나 생태계 파괴를 최대한 줄이는것이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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