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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의 무서움 보여주자
한 표의 무서움 보여주자
  • 승인 2007.12.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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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날이 다가왔다.

18일 밤 12시를 기해 공식 선거운동이 마감된데 이어 오늘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향후 5년간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국가 대사다.

비록 이번 대선이 후보 공약이나 자질 검증이 실종되고 BBK 의혹만 무성한 기형적 과정을 밟아 유권자의 실망감이 심대할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소중한 주권 행사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19일은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의 날”이라며 “우리 모두 축제에 참여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서로 손을 잡고 투표소로 가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앞으로 5년 간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지금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한 표 한 표가 모아지고 응집돼 국가의 흐름을 좌우하는 거대한 물결이 되고 그 토대 위에서 민주 사회는 존립한다.

일단 투표장으로 가자. 가서 최선의 후보가 없다면 차선의 후보에게라도 표를 주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이번 대선은 돌이켜보면 아쉬움 투성이다.

역대 어느 대선인들 선거판을 더럽히는 사술(邪術)이 횡행하지 않았겠는가마는 이번은 더더욱 심했다.

김경준 주역의 BBK 의혹이 대선판을 음험하게 휩싸고, 시종 이명박 대(對) 반이(反李) 구도의 난타전이 주도하는 ‘BBK 대선’이 돼 버렸다.

그나마 대선 이후도 편치 않을 전망이다. BBK 특검 결과를 놓고 내년 4월 총선을 정조준한 정파 간의 극심한 갈등과 대립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추이대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선자의 특검 소환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연출 될 것인지도 궁금하다.

유권자들로선 선거 기간 내내 후보 검증 기회를 박탈당하는 피해를 봤다.

주요 후보 TV 합동토론회가 형식에 얽매여 제 기능을 못한 데다 관심이 온통 BBK에 가 있으니 선거다운 선거가 될 턱이 없다.

대선 마지막 순간까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욕설과 몸싸움을 벌였던 것이 우리 정치의 현 주소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누가 이 나라를 이끌 적임자인지를 진지하게 검토해 표의 무서움을 보여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거 대선의 구태인 지연이나 학연, 혈연을 떨쳐내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선호 후보가 없다고 해서 표를 사장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올해 대선이 60% 안팎의 투표율로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래서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정통성이 훼손되고 국정의 안정적 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참여 속에서 발전한다. 유권자들은 이를 명심해 19일의 선택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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