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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쇄신책, 글로벌 경쟁력향상 기대
삼성 쇄신책, 글로벌 경쟁력향상 기대
  • 승인 2008.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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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이 회장은 특검문제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물러 난다고 밝혔다.
재벌기업의 오너 경영인이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것이 갖는 의미와 파장이 확연한 만큼 다소 충격적이다.

세계 경제계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 하면 이 회장의 퇴진은 국제적인 사건임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

삼성은 곧바로 이 회장으로 연결 지어져 왔고, 삼성하면 이 회장을 떠올릴 만큼 영향력과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에서 그 강도는 더하다.

이 회장이 삼성에서 차지해 온 상징성은 차치 하고라도 오너를 중심축으로 한 선단식 경영이 특징인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성격상 그가 없는 삼성의 앞날을 섣부르게 예측하기도 힘들다.

단지 이 회장의 퇴진으로 삼성에 대한 일부 부정적 시각과 여론의 교정과 함께, 앞으로 전개될 법률적 책임 규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염두에 둔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삼성의 쇄신안은 이 회장의 퇴진과 더불어 부인 홍라희씨의 리움 미술관 관장 및 문화재단 이사직의 사퇴, 이재용 전무가 삼성전자 글로벌고객관리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회장의 분신으로 자타가 공인해 왔고 전략기획실을 이끌어 온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퇴진이 더해지며 전략기획실도 해체키로 했다.

삼성에 대한 일단의 부정적 여론 대부분이 전략기획실에 맞춰져 있었고 특검에서도 드러난 차명계좌 운용이나 경영권 불법승계, 비자금 관리문제 등이 모두 전략기획실의 지휘 하에 이뤄졌던 만큼 이의 해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엇보다 이 회장이 없는 전략기획실은 존립자체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차명계좌의 처리, 은행업 진출 문제, 지주회사 전환 문제 등 지금까지 삼성과 관련해 제기됐던 의문사항들 전부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내놓았다는 사실은 그동안 여론의 향방을 꼼꼼하게 지켜 보면서 이에 부응코자 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검수사 결과 발표이후 삼성이 발빠른 움직임으로 예상밖의 고강도 수습책을 내 놓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루빨리 기업경영을 정상화시켜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미뤘던 신규투자와 신사업 계획을 확정짓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의 퇴진이나 전략기획실의 해체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룹 차원의 장기 전략사업 기획, 계열사 간 중복사업 조정, 대규모 투자조율 등 전략기획실의 순기능을 도외시 할 수 없을것이다.

사장단협의회가 이런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하나 항해사 없는 항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경영혁신을 통한 투명경영, 윤리경영 그리고 지배구조의 선진화가 삼성의 국제경쟁력을 드높이는 데 일조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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