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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환호 가려진 시신 없는 장례
올림픽 환호 가려진 시신 없는 장례
  • 김현철 기자
  • 승인 2008.08.17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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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K2봉(8,611m)을 등반한 뒤 하산하다 뜻하지 않는 사고로 희생된 K2한국원정대 산악인 故 황동진, 박경효, 김효경 3명의 분향소가 마련된 김해 조은 금강병원 장례식장은 지난 16일 유가족과 산악인들의 오열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산이 좋아 산에 묻힌 영원한 산악인’ 이들은 영정 속에서도 등산복 차림을 한 채 배낭을 메고 있었다.

영정속에 맏형 동진씨는 듬직하게 전면을 응시했고, 막내 경효씨와 효경씨는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국화꽂 사이에 놓인 주인없는 헬맷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더 아프게 했다.

아빠와 남편을 잃어버린 미망인과 어린자녀들의 눈가에는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 참석한 모든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맏형 동진씨는 미망인이 된 처와 13살 철부지 준엽군, 8살짜리 다영이를 뒤로 한 채 다시 도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효경씨 또한 뜻하지 않는 사고로 미망 인된 처와 9살 별이, 아무 것도 모른채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야 하는 6살 환희를 지켜 보면서 기자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들의 생명을 지켜줄 로프를 이방인들에게 사용하도록 해준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고귀한 희생은 더욱 빛났다. 지난 14일 김태호 도지사는 조은 금강병원 장래식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도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김 대장은 “불의에 사고로 숨진 대원들의 어린자녀들이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경남인의 자긍심을 더 높인 만큼 도 차원에서도 유가족들을 위해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은 뻬이징 올림픽으로 전 세계가 뜨겁다. 올림픽 승전보에 가려 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자칫 눈보라 속에 잠들지 않을까 우려 된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우리국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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