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8:34 (일)
중과부적(衆寡不敵)
중과부적(衆寡不敵)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06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한열의 고사성어로 본 오늘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목숨 걸고 끝까지 싸우겠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라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결전을 각오하는 장군의 입에서 나옴직한 말이다. 이 결사 항전을 결의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개점에 반대하는 지역 중소상공인들이다. 생존의 문제에 목숨을 거는 건 자연스럽다.

 중국 전국 시대, 맹자는 여러 나라를 다니며 왕도론(王道論)를 설파했다. 맹자는 방탕한 생활을 하는 제나라 선왕에게 “소국 추나라가 대국인 초나라를 이길 수 없고 소수는 다수를 대적하지 못하며(衆寡不敵) 약자는 강자에게 패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왕도로서 백성을 감복시켜야 한다”고 일렀다.

 중과부적(많을 衆, 적을 寡,  아니 不, 겨룰 敵)의 형국이 대형마트와 지역 소매점의 싸움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맞서 이길 동네 슈퍼는 없다. 더 나아가 꼼수까지 쓰는 대형마트에 대항해 본들 백전백패다. 지금 지역 상공인들이 중과부적을 알면서도 뿔이 났다. 이럴 때 강자가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을 약자에게 품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