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2:19 (일)
독서망양(讀書亡羊)
독서망양(讀書亡羊)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07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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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의 고사성어로 본 오늘

박완수 창원시장이 6일 간부회의에서 “민원인에게 내 소관이 아니라고 말하는 공무원은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무사안일에 빠져 본분을 잊은 공무원을 발본색원해 철퇴를 가하겠다는 말이다.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에 고ㆍ하위직 공직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고위 공직자가 특권의식을 내놓으면 하위 공직자는 더욱 섬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독서망양(읽을 讀, 책 書, 잃을 亡, 양 羊)은 ‘책을 읽는 데 정신이 팔려 돌보던 양을 잃었다’는 뜻으로 장자(莊子) 병무편(騈拇篇)에 나온다. 양을 잃어버린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양치기가 책 읽는 것으로 비난을 받지 않겠지만, 맹수가 양을 잡아 가는데 독서삼매에 빠져있으면 삯꾼이다.

 공무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 지, 삯꾼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 지는 자세를 보면 안다. 민원인이 허가ㆍ인가ㆍ면허ㆍ등록의 신청, 이의 신청, 진정, 건의, 질의를 들고 행정 기관을 방문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소관 타령만 하면 분통이 터진다.

 박완수 시장이 말한 “공무원이 알아서 소관 부처를 찾아 민원을 처리해 줘야 한다”는 말로 미루어 앞으로 독서망양하는 공무원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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