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3:07 (월)
화사첨족(畵蛇添足)
화사첨족(畵蛇添足)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09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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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참석하는 가에 따라 행사의 격이 달라진다. 특히 지방차치 단체장은 지역민이 요구하는 자리를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단체장들이나 지방 의원들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위세를 드러내는 걸 즐기는 경우도 많다. 그런 가운데 김해시는 도내 최초로 ‘단체장 및 부서장 행사참석 기준’을 만들었다. 참석해야할 행사를 정해놓고 불필요한 행사에 기웃거리지 않고 업무에 충실하자는 취지라 박수를 받을 만하다.  

 화사첨족(그릴 畵, 뱀 蛇, 더할 添, 발 足)은 뱀을 그리고 발을 더한다는 말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할 때 쓴다.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이야기로 초(楚)나라 제사장으로부터 큰 술잔을 받은 하인들이 뱀을 먼저 그린 사람이 다 마시기로 했으나 결국 뱀의 발을 그린 사람이 그 술을 마시지 못했다.

 다음 선거를 의식하는 단체장들은 얼굴 알리기가 본래 업무보다 중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족’을 그리고 다니다 보면 나중에는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을 남기게 된다. “시장님께서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십시오”라고 할 때 사족의 자리라도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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