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명품녀’ 논란이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 됐다. 케이블 채널 엠넷 ‘텐트인더시티’에 직업 없이 부모님의 용돈만으로 수억 원대의 명품 쇼핑을 하며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명품녀’가 등장해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10일 “명품녀 논란은 어렵고 힘든 서민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 달라”고 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서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방송의 사실 여부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었다. 결론을 말하면 거짓이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앞뒤 안 재고 잘 들끓는 가는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생쥐 한 마리가 온 산을 들쑤셔 놓은 꼴이다.
타초경사(칠 打, 풀 草, 놀랄 驚, 뱀 蛇)는 수호전(水滸傳) 주인공 송강(宋江)이 동평부(東平府)를 공략할 때, 부하 사진이 민가에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돼 관가에 신고하려는 노부부의 말 중에 나온 사자성서다. 즉 소란을 피우지 않고 슬그머니 일을 도모해 사진이 도망을 가지 않도록 하자는 계책이다.
‘타초경사’는 뱀을 잡기 위해 풀을 두들겨 뱀이 놀라 숲에서 나오게 하여 눈에 띄도록 해 잡는 의미로 달리 쓰인다. 이번 가짜 ‘4억 명품녀’ 사건으로 서민의 애간장을 저미는 골 빈 명품녀는 당분간 숨어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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