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0:07 (일)
도천지수(盜泉之水)
도천지수(盜泉之水)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15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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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의 고사성어로 본 오늘

“국가 예산은 먼저 빼먹는 게 임자다”고 막말을 한 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이 사퇴 압력에 내몰렸다. 시민사회단체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막말에 면담 약속 파기를 덧붙여 “9월 16일까지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도민이 사퇴시킬 것이다”며 모서리로 몰아가고 있다. 흔히 눈먼 돈이라는 국비ㆍ도비를 먼저 본 사람이 차지한다는 말을 했다 된통 걸린 꼴이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둑 도(字) 자가 들어있는 이름의 샘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도천지수(훔칠 盜, 샘 泉, 어조사 之, 물 水)가 이 상황에 딱 들어맞는 성어다.  중국 설화집 설원(說苑)에 나오는 얘기다. 공자가 산동성(山東省) 사수(泗水)현을 지나면서 몹시 목이 말랐으나 도천(盜泉)이라는 샘에서 물을 떠먹지 않았고, 자식이 어머니를 이긴다는 뜻이 담긴 승모(勝母) 라는 마을에는 날이 저물어 도착했지만 머물지 않고 곧장 떠났다.
 목이 타면 물을 마시고 싶은 게 당연하지만 ‘도천’을 보고 갈증 푸는 걸 미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코 부정한 짓을 할 수 없다는 자세와 어떤 사안에도 막가는 식의 입놀림은 경계할 수 있는 의지가 공직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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