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초심(首丘初心)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인간의 본향(本鄕)은 어딜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몸이 나고 자란 곳에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특히 부모가 계신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하고 싶은 게 우리의 마음이다.
강태공(姜太公)이 제(齊)나라에서 관직을 갖고 살면서 오대(五代)에 이르렀지만 고향 주(周)나라에 와서 장례(葬禮)를 치렀다. 이를 두고 당시의 사람들은 예기(禮記) 단궁상편(檀弓上篇)에서 수구초심(머리 首, 언덕 丘, 처음 初, 마음 心)이라 일렀다. 여우도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뜻. 짐승도 죽을 때면 따뜻한 곳을 보고 눕는 다는 데 하물며 사람이 고향을 생각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요즘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고유문화가 자칫 변질될 수도 있지만, 그들이 고향을 향하는 마음이야 일반일 것이다. 객지에서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한 것 같이, 타국에서 고향을 향하는 마음은 더욱 애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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