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0:47 (월)
시위소찬(尸位素餐)
시위소찬(尸位素餐)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28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의 발전을 위해 여야가 따로 ‘있다’ 아니면 ‘없다’? 답은 ‘있다’다. 지금 경남 국회의원들이 하는 모양새가 경남 대해(大海)에 목적지 없이 떠 있는 두 척의 배와 같다. 경남 지사와의 첫 정책간담회를 여야가 따로 자리를 해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눈 모양이지만 바깥에서 들여다보는 도민들의 반응은 씁쓸하다.      

 옛날 중국에서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신위에 어린아이를 앉혀 놓는 풍습이 있었다. 조상의 영혼이 그 아이의 입을 통해 마음껏 먹고 마시게 하려는 왜곡된 신앙의 발로였다. 이 때 신위에 앉는 아이를 시동이라 했다.

위소찬(주검 尸, 자리 位, 흴 素, 음식 餐)은 시동이 먹는 맛없는 반찬이란 뜻으로 아무것도 모르면서 높은 자리에 앉아 국가의 세금을 축내는 관리나 정치인을 이른다.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남해안시대의 중심으로 경남을 세우려는 대의와 도민들의 삶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위민의 마음이 있다면 여야가 한자리에 못 앉을 이유는 없다. 우리 지역 대표들에게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다는 ‘무위도식(無爲徒食)’의 굴레를 씌우면 지나친 감이 있지만, 높은 자리에 걸맞지 않게 일하면서 세비를 축내고 있으니 ‘시위소찬(尸位素餐)’이 제격이라고 하면 비난 받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