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5:38 (일)
당동벌이(黨同伐異)
당동벌이(黨同伐異)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9.29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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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귀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은 자연스럽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것도 이상할 것 없다. 영어 속담에 ‘같은 깃털을 가진 새끼리 모인다’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는 것도 우리의 생각과 통한다.

 옳고 그르고 간에 같은 사람은 편들고, 다른 파의 사람을 배격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된다. 고향이 같거나 출신 학교가 같으면 괜히 마음이 끌리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편을 만들어 상대를 뭉개는 것은 우스운 꼴이다.  

 진시황(秦始皇)이 중국을 통일한 후 권력은 오직 황제 한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자연히 황제를 둘러싼 환관과 외척세력이 권력을 농단했다. 또 한(漢)나라 때에는 유교를 국교로 하여 유학을 공부한 선비 집단이 성장했다. 외척, 환관 세력과 선비 세력이 서로 물고 물리는 정권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집단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이 허다했다. 이를 가리키는 사자성어가 당동벌이(무리 黨, 같을 同, 칠 伐, 다를 異)다.

 우리나라 정치는 여야만 갈리면 무조건 배척한다. 여당과 야당이 다른 배를 타고 있어 모든 사안에 불문곡직하고 박아버린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여야가 예전같이 치고 박으면서 한쪽이 침몰할 때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 자기편이 아니라고 무조건 당동벌이하는 소아적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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