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2:46 (토)
해옹호구(海翁好鷗)
해옹호구(海翁好鷗)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0.04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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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列子) 황제(黃帝)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갈매기와 놀기를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바닷가에서 시간 보내는 걸 낙으로 삼았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갈매기와 집에서 놀고 싶어 잡아오도록 했다. 그는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지만 그날따라 갈매기들은 백사장에 내려앉지 않고 하늘에서 맴돌았다. 해옹호구(바다 海, 늙은이 翁, 좋아할 好, 갈매기 鷗)는 ‘바다 노인이 갈매기를 좋아한다’는 말로 ‘사람에게 다른 마음이 있으면 새도 알고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남은행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에 따라 매각시장에 나온 지 2개월째다. 경남도와 창원시, 경제계, 학계, 도의회. 경남시장군수협의회, 지역 정치인들까지 처음에는 ‘지역 환수’에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주주를 찾지 못하고 인수위원회 발족도 지지부진하다. 경남은행 독자 생존이 경남에 도움이 된다는 처음 마음은 있을지 모르지만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대구은행은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남은 말뿐인데….   혹, 김두관 경남지사와 시장군수협의회가 경남은행을 도민자본으로 인수하자는 말만 띄우고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까지 왔다면 도민들이 바람을 저버린 처사다. 지역 자본 인수에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경남은행이 경남 도민의 품에 내려앉기는 애초부터 글렀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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