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ㆍ태광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해 온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이 28일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 내부 통신망에 “때가 됐다고 판단해서 정든 고향, 검찰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칼잡이’ 검사가 결국 무리한 수사라는 여론과 재계의 반발, 검찰 내부의 불만에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모양이다. 거창하게 시작한 비자금 수사가 갈수록 흐지부지 해지더니 용두사미(용 龍, 머리 頭, 뱀 蛇, 꼬리 尾)가 된 꼴이다.
송(宋)나라 용흥사(龍興寺)에 이름난 스님 진존숙(陳尊宿)이 있었다. 진존숙이 어느 날 어떤 스님의 도의 깊이를 알아보려고 화두를 던지자 그 스님이 큰소리를 지르며 응답했다. 진족숙이 상대를 찬찬히 살펴보니 호령하는 위세는 있는 데 도를 깨친 것 같지 않았다. 그 스님이 소리를 외친 후 마무리 답변을 할 수 없는 게 용의 머리 같은 기세를 짓더니 뱀의 꼬리를 보이며 스르르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
이번 두 그룹의 비자금 수사에서 검찰이 무딘 칼을 어설프게 갖다댔는지, 아니면 상대를 과소평가해 좌절됐는지 헷갈리지만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용두사미 검사’를 보게 돼 씁쓸하다.
송(宋)나라 용흥사(龍興寺)에 이름난 스님 진존숙(陳尊宿)이 있었다. 진존숙이 어느 날 어떤 스님의 도의 깊이를 알아보려고 화두를 던지자 그 스님이 큰소리를 지르며 응답했다. 진족숙이 상대를 찬찬히 살펴보니 호령하는 위세는 있는 데 도를 깨친 것 같지 않았다. 그 스님이 소리를 외친 후 마무리 답변을 할 수 없는 게 용의 머리 같은 기세를 짓더니 뱀의 꼬리를 보이며 스르르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
이번 두 그룹의 비자금 수사에서 검찰이 무딘 칼을 어설프게 갖다댔는지, 아니면 상대를 과소평가해 좌절됐는지 헷갈리지만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용두사미 검사’를 보게 돼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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