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5:21 (일)
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易地思之)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2.10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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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고전을 읽자며 목소리를 높이는 뜻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시대 무슨 ‘논어’를 읽고 ‘대학’을 거들먹거리냐고 하면 이런 책이 전하는 지혜에 나 몰라라하는 사람이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본다는 역지사지(바꿀 易, 땅 地, 생각 思, 어조사 之)는 정치인들이 품고 다녀야 할 경구다. 요즘 정치인들이 인문고전을 탐독하면 정치가 한결 잘 풀릴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이런 책이 조금 어려워 입을 악물고 덤벼들어야 하는 맹점이 있다.

 맹자(孟子)에 나오는 전설적인 성인인 하우(夏禹)는 물에 빠진 백성이 있으면 자신이 치수(治水)를 잘못 했다고 여겼고, 후직(后稷)은 굶주리는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 일을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우와 후직은 입장을 서로 바꾸어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역지사지는 마땅히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 일렀다.

 한나라당이 개헌에 불을 댕겼다. 의총에서 예상 밖의 관심이 폭발하는 데 야당은 콧방귀도 안 뀌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개헌은 국가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사다. 이럴 때 역지사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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