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3:36 (토)
한국이 자랑스럽다
한국이 자랑스럽다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1.03.23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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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태 영사회부 부장
 세계3위 경제강국 일본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다. 지진이 일어난지 13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식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호품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구호품이 답지하고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재난현장에는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편의점이나 슈퍼에 생필품이 공급되도 그 즉시 동이 나고 남아나지 않는다.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모포 한장으로 영하의 날씨를 견디다 죽어나가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피소에 수용된 사람들도 배고픔과 추위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눈녹인 물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신문지를 깔아 추위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생필품 공급은 문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지 않아도 자원봉사자들이 생필품과 국밥을 끓여 나눠줬을 것이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등 재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해왔다. 두터운 점퍼와 난방용품이 공급되고 간식과 먹을거리가 충분히 공급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재난현장에 공무원과 요원들이 있어도 신속한 복구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원봉사자나 민간단체의 활동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배고픔과 추위에 고통받고 있는데도 안타까움과 힘내라는 격려만 있을 뿐 당장 필요한 물품과 먹을거리 공급은 말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지진난민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막강한 관료조직과 유사시 대응 메뉴얼에 이골이 난 일본이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난맥상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일파들은 변화와 충격에 둔감한 일본관료사회의 문제점을 꼽는다. 대응 매뉴얼에 없으면 창의적이고 신속한 대처방안을 내놓는데 익숙하지 못한 일본사회의 한계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 공무원들이 생필품 공급과 복구 일정을 짜느라 책상에서 펜을 굴리고 있을 것이라는 냉소까지 보내고 있다.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막강 관료조직에 대한 뿌리깊은 신뢰와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고통을 감내하게 하고 민간들의 자발적 구호활동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본국민들의 수동성이 이 정도까지 인가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정작 당사자인 일본보다 난민돕기에 더 열성이다. 단월드에서는 하루 한끼 단식하고 식비를 일본돕기에 내기로 했다. 전 북한공작원 김현희씨도 100만엔을 기부했다. 신문사 방송국에서 모금 수일만에 수백억원을 모았다고 한다.

 이런 일본돕기가 지나치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으나 그게 우리나라다. 질서정연하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웃의 고통에 둔감한 일본에 비해 이기적일 정도로 자기주장이 강하면서도 유사시 온정이 넘치는 사회가 우리나라다. 대응 메뉴얼은 빈곤해도 일이 터지면 쓱삭 해치우는 융통성과 즉각적 대응력이 빛난다. 정부가 잘못해도 비판보다는 참고 기대하는 일본에 비해 신랄히 비판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우리나라다.

 그래서 일본국민이 격찬을 받는 것이 그저 부럽지만 않은 까닭이고, 우리국민이 자랑스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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