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0:39 (금)
맥없이 당하는 중소상인들
맥없이 당하는 중소상인들
  • 현민우 기자
  • 승인 2011.07.05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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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민우창원취재본부 정경팀장
 신세계가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해시 여객터미널에 이마트를 입점시키려 하자 인근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5일 김해시와 신세계 등에 따르면 김해시 외동 임시 여객터미널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건축면적 1만4천681㎡ 규모로 신축할 새 여객터미널에 이마트를 입점시키기 위해 도시계획 변경절차를 밟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통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가 894억 원을 들여 구입한 7만4천300㎡ 터는 현재 도시계획상 자동차 정류장만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김해시가 수익성을 내세운 신세계측의 요구를 수용해 유통시설을 포함한 여객자동차 사업 면허를 승인해줬다.

 이에 따라 신세계측은 해당 사업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주민공람공고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상권 위축을 걱정한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유통산업발전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 반경도 500m로만 한정하고 있어 실효성에 큰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재벌들은 법망을 피해 무차별 입점을 시도하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달에는 유통법 상생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거쳐 국회를 통과됐다. 500m 한정에서 1천m로, 3년 일몰규정에서 5년으로 연장됐다.

 그런데도 어렵사리 사회적 합의로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를 김해시와 대기업이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곳 전통시장 상인들은 신세계측이 지구단위계획을 무시하고 대단위 상업시설을 들이기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김해시와 함께 강행한 것은 대다수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상인들은 지역의 시민단체 등과 함께 신세계 이마트 입점반대 시민연대를 출범하고 공동 대응키로 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김해시는 당초 신세계 측이 해당 사업지에 여객터미널을 짓지 않고 유통시설만 우선 고려해 협의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김해시는 영세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상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상인들이 억울해 하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을 지켜내고 상권을 개척해온 지역의 중소상인들을 앞장서서 보호해야할 김해시가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측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갈 태세다.

 제1종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에 지구단위 계획은 원칙적으로 결정된 날로부터 5년 이내 변경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도시계획사업의 변경으로 인해 불가피한 경우 5년 이내에도 변경하도록 돼 있다는 내용을 근거로 상인들의 외침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2013년 말 오픈 예정이며 주민 공람 공고는 이미 마쳤다.

 결국 도의 도시계획위원회 승인만을 남겨둔 채 내년 상반기쯤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제라도 경남도와 김해시는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고 반영해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마침 지식경제부도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을 지키지 않는 기초단체에는 지역사업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천명한 바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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