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0:07 (금)
발 빠른 의정보다 신중한 검토를
발 빠른 의정보다 신중한 검토를
  • 박명권
  • 승인 2011.10.18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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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권 서부지역본부장
 동남권신공항 유치를 위해 경남의 밀양과 부산의 가덕도가 힘겨운 한판 승부를 겨루다 결국 양 지역 간의 불신과 마음의 상처만 남긴 채, 또 다른 대권주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경남도민과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동남권신공항의 대안으로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지목해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가고 있다.

 사천상공회의소 또한 지난달 29일 ‘사천국제공항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요내용으로는 인근 김해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등으로 통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켜 사천을 통해 해외로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맥락으로는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가 항공사의 결손금을 보전해주기 위해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에 대한 의정활동을 분주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천상공회의소가 주관한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추진하자는 것과 경남도의회 해당 상임위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은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것을 도민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추진하는 것은 도민혈세로 충당하는 도비가 아닌 국가차원(국비)에서 국제규격에 맞춰 공항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가 지역공항인 사천공항의 회생을 위해 국내ㆍ국제선 항공노선 확충에 따른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것은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아닌 도민의 혈세로 충당하는 도(시)비라는 것이다.

 이 조례안을 살펴보면 지역공항을 이용해 운항하는 항공기의 분기별 탑승률이 도지사가 정한 기준에 미달될 경우 국내 및 국제 항공노선 운항에 따른 항공사 결손금과 공항노선 사용료일부 등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공항과 연계한 관광 상품개발, 여행사 재정지원 등 공항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들을 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조례(안)은 항공사의 결손금과 여행사의 재정지원을 도민의 혈세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더 큰 쟁점으로는 도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을 해당 상임위가 너무 빠른 의정행보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항을 지켜보는 도민과 이용객들은 오비이락(烏梨飛落)에 비유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지난 11일 소형항공사인 A업체가 사천공항에서 제주간 첫 운항을 시작했다.

 또 이 업체는 ‘도민과 장기적인 취항 홍보차원’에서 13일부터 운항요금을 9만 9천원~8만 6천원으로 전격 인하한다고 밝힌바 있으나 도민과 이용객들 사이에는 3일도 지나지 않아 요금을 인하 한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남도의회 해당 상임위는 다음날인 12일 지역공항 활성화란 명분아래 ‘재정지원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또한 오는 20일 본 회의에 상정, 조례(안)을 통과 시킨다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7월 폐쇄된 A항공사의 경우와는 사뭇 다른 상임위의 행보이며 지역공항 활성화란 명분으로 특정 항공사에 재정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지원조례(안)’가 아닌지 도민과 이용객들이 의구심을 갖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원조례(안)’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는 자칫 도민의 혈세로 항공사와 여행사만 배불리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공청회 등을 거쳐 처리해도 시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경남도의회는‘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을 좌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또 도민의 혈세가 일부 항공사와 여행사에 배불리기 형태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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