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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악장,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라
인생 2악장,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라
  • 경남매일
  • 승인 2013.10.0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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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조 열린청소년 회복센터 상담지도사
 청춘 부재래(靑春 不再來). “청춘을 깨닫지도 못했는데… 문득 만년이 되고 맞이하지 않은 백발이 먼저 오네….” 어느덧 필자도 백발은 아니지만 청년기를 지나 장년기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수고한 장년들이여 엔진브레이크를 걸며 살자.

 필자는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다. 자동차공학을 전공하고 35년간 자동차 실무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는 자동차에 관한 한 전문가임을 감히 말할 수 있다. 자동차는 크게 6대 장치로 구성돼 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장치가 브레이크 장치이다. 브레이크는 풋브레이크와 엔진브레이크로 구분되며, 풋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을 발로 밟아서 자동차를 정지시키는 장치이고, 엔진브레이크는 내리막 경사를 내려갈 때 변속기 기어를 1-2단에 위치시켜서 엔진의 회전저항이 차량의 속도를 감속시키는 원리이다.

 클래식 음악회에 가면 1악장, 2악장, 3악장으로 나눠 음악회를 구성한다. 1악장은 관중들에게 나의 존재함을 과시하듯 웅장함과 화려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2악장은 부드러움과 박력을 여유로움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노련함이 느껴진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IMF의 위기와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도 가정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멋진 1악장의 삶을 살아왔다. 이제는 그 자리를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물러나야 할 시간이다. 직장을 퇴직하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니 살아온 과정이 성취감과 만족도 있었지만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너무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이 공허함으로 가슴 한쪽에 자리 잡는다. .

 인류의 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100세 장수가 보편화 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의 의학발전 수준을 볼 때 그 말을 반박하기에는 근거가 초라하다.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으로 개인별 맞춤형 의료지원이 가능해지고 신체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더욱더 연장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40-50년 이상 더 살아야 한다. 그 시간은 이제까지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맞먹는 긴 세월이다. 이 시간을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가 아니면 불행한 노후를 보내는가는 우리의 선택인 것이다. 시대적 사명으로 일 중심의 삶을 살아온 우리는 어느새 인생의 2악장을 맞고 있다.

 성공적인 음악회를 만드는 것은 마에스트로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행복한 인생 2악장을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 마이스트로가 돼 나의 인생을 힘차게 지휘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자기 인생의 음악회를 성공으로 완성할 수 있는 마에스트로의 마스터플랜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선 준비를 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되는 인생 2악장은 적지 않은 당혹감을 준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나 분야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통해 준비를 하는 것이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서둘지 않기를 당부한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나오는 행동은 자칫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며 속도를 줄이고 주변의 경치를 즐기는 인생의 드라이브를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빨리빨리’ 라는 경제발전의 신조어 속에서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우리 민족의 정서에 맞는 행동어는 우보천리(牛步千里)가 아닐까? 지금 달리는 속도를 60km로 줄여보자 그러면 주변이 보이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내 것을 나눠 행복해 하는 우리 이웃이 보이고, 아름다운 사랑도 볼 수 있다. 슬로우 마인드, 슬로우 비즈니스, 이것들이 삶을 보다 여유롭고 윤택하게 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꿈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인생 2악장을 사는 현재도 꿈은 꿔야 한다. 그리고 그 꿈으로 내일의 나를 살아야 한다. 지금 꿔야 하는 꿈은 커다란 무언가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방향이나 목표 정도면 좋을 것이다.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 아니라 어디를 가겠다고 하는 계획 정도의 꿈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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