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34 (토)
브리꼴레르
브리꼴레르
  • 정창훈
  • 승인 2013.10.13 21: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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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행정학 박사
 지난 6월 29일 부산디자인센터에서 ‘브리끌레르, 부산을 탐하다’라는 주제의 북 콘서트에 참여했다.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브리꼴레르’라는 명칭이 자주 호명됐다.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의 신작 ‘브리꼴레르’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에서 그는 브리꼴레르(bricoleur)를 “이질적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지식의 연금술사이자,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현답을 찾는 실천적 지식인을 뜻한다. 지식이든 작품이든 물건이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은 한계나 경계의 끝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또 다른 융합의 가능성을 찾아 무한탐구를 계속한다”고 했다. 그는 브리꼴레르의 등장이 절실하다고 했고 자신 이외의 지식인이나 전문가와 끊임없이 접촉하고 교류하고 만나면서 지식을 융합ㆍ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합(fusion)은 사전적 의미로 살펴보면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해지거나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한다. 그런데 융합이 어떻게 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살아오면서 교육의 변화도 학문과 함께 발전해 오고 있다. 학문의 역사는 철학에서 시작해 과학과 수학 등으로 분화해 끊임없이 세분화 과정을 밟아 오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분화가 아니라 융ㆍ복합과 통합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들도 특화된 학과로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면서, 전공분야에서 지식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한 가지 분야를 넘어 2~3가지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분야에서도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은 글로벌 융합기술에 뒷받침할 인재를 대학이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대학은 현실성과 전혀 동떨어진 초ㆍ중등 과학교육에 그 탓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교육은 현재를 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이들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활동할 미래를 예측하게 하고 이것을 대비하게 해주는 교육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여러 석학과 미래학자들의 말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용어들은 바로 융합, 창의성, 세계화, 스피드, 소통, 공감, 의미, 디자인, 인성, 감성, 대체에너지 등이다.

 융합교육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는 방식으로 크고 작은 융합교육이 시도돼 왔다. 그러나 최근의 융합교육 열풍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STEAM 교육을 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융합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융합교육이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은 2011년부터다. 정부는 STEAM 교육(융합인재교육)을 도입한 후 초ㆍ중등학교 수업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정도가 지난 지금 융합교육 과정이 정규 교육과정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용어인 STEAM 교육의 뜻은 과학의 science, 기술의 technology, 공학의 engineering, 예술의 arts 그리고 수학의 mathematics의 각 첫 글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창의적인 과학교육을 위해서는 과학, 기술, 공학, 예술 및 과학이 융합한 형태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융합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전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논의되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과학교육에서 수십 년 만에 대폭적인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즉 기존의 각각의 학문분야라는 틀에서 완전히 탈피해 전체적인 입장, 즉 모든 예술과 인문사회 학문영역을 과학 기술 공학의 시각과 관점에서 고려되고 접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정보를 찾고 지식을 쌓는 공부는 한계에 왔다. 앞으로의 학문은 지금까지 쌓아 온 지식을 바탕으로 학문ㆍ인재 간 융합을 끌어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각자의 취향과 의지대로 자유롭게 도전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즐기고, 새로운 길과 가치를 만들어 가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인재상이 바로 브리끌레르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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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ju kim 2013-10-15 15:58:36
도전과 가능은 새로운것을 얻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브리끌레르는 또다른 재능을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용어인듯합니다.
현대사회에 꼭~필요한 브리끌레르라는 용어가 생소하지만 우리삶은 그렇게 준비해오고 필요하지않았나생각됩니다.
언제나 홧팅하십시오....

이영조 2013-10-15 09:11:34
브리끌레르라는 새로운 용어의 뜻을 알게 되었읍니다. 앞으로 우리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구나 하는 생각과 남보다 앞서가는 방법을 찾은것 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