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7:32 (토)
背水陣(배수진)
背水陣(배수진)
  • 송종복
  • 승인 2013.11.05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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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수석부회장
背:배 - 등, 水:수 - 물, 陣:진- 진치다

물을 등지고 싸운다는 뜻. 전쟁에서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면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함.

 중국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회음후열전(淮陰候列傳)에 의하면 전쟁 중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면, 죽을 각오로 사력을 다한다는 뜻에서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싸운다고 했다. 춘추시대가 지나고 전국 7웅, 즉 진(秦)ㆍ초(楚)ㆍ연(燕)ㆍ제(濟)ㆍ한(漢)ㆍ위(魏)ㆍ조(趙) 시대가 도래했다. 이때 한(漢)나라와 초(楚)나라가 서로 패권을 다투고 있었다. 한나라가 팽성(彭城)에서 초나라에게 패하자 다른 제후국들이 초나라를 가까이하려 했다. 그러자 한 고조 유방(劉邦)은 한신장군을 시켜 여러 제후국들을 정벌케 했다. 한신은 우선 위(魏)나라를 정벌한 후에 조(趙)나라를 치려고 나섰다. 그러나 조나라를 치려면 전경(井徑)이라는 좁은 산의 협곡을 지나야 했다.

 이 좁은 골짜기로 된 요충지를 돌파하기 위해서, 한신은 군사를 둘로 나누어 2천 명을 다른 길을 통해 조나라의 도성(都城)의 뒷산에 매복하게 했다. 그러면서 그 지휘관에게 `내가 이끄는 군대는 내일 싸움에서 거짓 패주할 것이다. 그러면 적은 우리를 추격해 모두 성 밖으로 밀고 나올 것이고, 그러면 성안이 텅텅 비울 것이니, 그때 매복했던 군사들은 급히 성 안으로 쳐들어가서 점령하라. 성이 점령되면 성루에 올라 붉은 깃발을 올려라. 다음날 싸움에서 조나라군은 패주하는 한신의 전초부대를 계속 추격했다. 위장으로 쫓겨 가는 한나라군을 깔보고 조나라군은 더욱더 기세를 올려 돌격했다. 이때 한나라군은 뜻밖에 강력히 저항했다. 이렇게 싸우는 사이에 한의 매복한 군사는 역습을 가해 도성의 성루에 한의 기치인 붉은 기가 올라갔다. 싸움이 끝나고 축하연이 벌어졌을 때 부장들은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산을 등지거나 오른쪽에 끼고, 강이나 늪은 앞이나 왼편에 두라고 했는데, 장군(한신)께서는 "강을 등지고 싸웠는데(背水陣), 이것은 어떤 전법입니까." 한신이 대답하기를 "병법에 군사를 사지에 빠뜨려야 사는 길이 있으며, 군사를 반드시 절망적인 상황에 놓아야 살아나는 길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군사를 사지에 내몰아 스스로 결사항전 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한신의 `배수진` 전략이다. 오늘날에도 이를 원용해 사업상의 경쟁이나 운동시합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승리가 희박할 때는 반대급부를 이용해 승리를 이끄는 방법을 선택하곤 한다. 이같이 무슨 일을 행할 때 순조롭지 못할 때는 배수진을 치고 행하면 성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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