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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목표가 진로결정에 중요
인생목표가 진로결정에 중요
  • 박중식
  • 승인 2013.11.05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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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식 김해외국어고등학교 교장
 교육은 직장, 결혼, 월급, 신분상승과 연결돼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되며, 각기 다른 다양한 요구를 하기에 교육에는 논란이 많다. 더욱이 교육적 원론에 따랐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발생하는 함정들이 있다.

 종합적 평가방식에 의한 선발은 서민에게 불리한 함정이 있다. 학교 교육은 전인적 인격체 육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고 종합적 평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지필평가는 단순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신입생이나 신입사원 선발에 있어서, 과거에는 지필평가 성적 하나로 선발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요즈음에는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는 수능시험, 내신성적, 논술, 심층면접, 각종 스펙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신입사원 선발에서는 지필, 논술, 자격증, 어학능력, 심층면접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과는 어떠한가? 수능시험 하나로 대학에 진학을 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요즈음 지방의 학생들이 이름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비율이 반이 아니 될 정도이다. 경제적 부담으로 지방대학에 입학한 졸업생들의 대기업 취업은 정말 어려워졌다.

 입시나 사원 선발에서는 지필평가 하나로 선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필평가는 주관적 견해가 배제되고 인맥과 학맥의 영향이 적기에 가장 공정한 시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민들은 종합평가에 대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논술 전문가는 서울에 있고 수업료가 매우 비싸며, 서민들은 해외 어학연수나 유학은 경제적 부담으로 불가능하다. 종합적 평가에 의한 선발은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고 교육이 교육사다리로서 기능을 하기 어렵게 한다.

 민주화의 함정이 학교에 도사리고 있다. 요즈음 민주화 바람으로 인해 호주머니 검사나 일기장 검사는 인권침해로 고발을 당한다.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사용하던 교사의 지도권은 비민주적이라며 대부분 사라졌고 설득과 호소는 효과가 없는 편이다. 수업시간에 난장판을 벌여도, 교사의 지시를 어기고 잠을 자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공부라는 것이 어렵고 힘든 것인데 나이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안다고 이를 악물고 쏟아지는 잠을 참으며 공부를 하겠는가? 학생이 공부를 하든 아니하든 학생이 알아서 해야 한다. 민주화에 따라서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강조하다 보니 공부하지 않는 자유는 강해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하는 제도나 시스템이 없다. 어찌 보면 학교 민주화 때문에 교육에서 현대판 우민화(愚民化)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학교 민주화가 학교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함으로 자녀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에 의존하는 서민들에게 오히려 손해를 주는 경향도 있다. 누구나 민주화는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민주화는 여건의 성숙과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특기적성에 따른 진로 결정에 함정이 있다. 요즈음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무리 명문대학이라도 특기적성과 완전히 동떨어지게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런데 입시철만 되면 교사가 학교의 명예 때문에 학생의 특기적성을 도외시하고 명문대 진학에만 몰두한다고 비난이 쏟아진다.

 그런데 특기적성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 특기적성의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하려면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의 뛰어난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특출한 재능을 가진 학생이 드물고, 특기적성의 분야가 사회적으로 선호직업이 아니면 대부분 진로 선택을 거부하며, 특기를 살리기 위해서 대개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특기적성을 살려 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진로 지도나 진로 선택에서 교과서와 같은 원칙을 따르기가 어렵다.

 누구나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며, 일생에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생 목표와 인생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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