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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주민 아픔 만질 때
송전탑 반대 주민 아픔 만질 때
  • 연합뉴스
  • 승인 2013.12.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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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모였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송전탑 건설 현장에 진입하며 경찰과 대치하거나 작은 충돌이 빚어졌지만 불상사는 없었다. 송전탑 공사는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막으려고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희망버스를 탄 참가자들은 밀양 송전탑의 부당성을 전국에 알리려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밀양 주민과 자매결연을 해 지속적인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밀양을 다시 찾을 것을 약속하고 1박 2일 일정을 지난 1일 마무리했다. 희망버스는 다시 밀양을 향해 시동을 걸 태세다.

 밀양에서 계속되는 송전탑 분쟁은 우리 시대의 아픔이다. 사람의 생명과 삶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책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 인륜을 죽이고 공공을 위한다는 국가정책도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밀양 송전탑 문제는 지역 주민의 생각과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 다분히 현 권력과 싸우는 정치판으로 확대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외부세력 논쟁이 계속 불거지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참가자 중에는 밀양 주민이 부당한 국가 권력과 맞서 싸우기 때문에 송전탑 현장에 왔다고 역설했다. 삶을 지키려고 싸우기 때문에 외부세력은 더더욱 아니라고 했다. 송전탑 경과 마을의 많은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지 않는다. 물론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하지만 송전탑이 세워지고 있는데 송전탑을 흔들어대는 모양새는 결코 좋지 않다. 모든 주민이 다 합의해 공사를 시작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반대 주민들의 마음을 더 아프지 않게 만져주는 게 급선무다.

 한전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보상 대상 마을의 70%가 보상안에 이미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한전이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마을의 상당수는 합의 절차와 내용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반발했다. 송전탑을 두고 극명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과 닮은꼴이다. 지금은 희망버스가 또다시 밀양을 향할 것이 아니라 반대 주민들의 아픔의 노래가 더 울려 퍼지지 않게 모두가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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