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0:33 (월)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3.12.01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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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20)

 15. 떡배 단배

 내가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 읽어 보았던 책들은 만화책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책을 소장하고 동네 아이들과 책 바꿔 보기를 하였던 나는 그 덕에 삼천포 읍내에서 나도는 만화책이나 동화책을 다 읽어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뚜렷이 남는 동화로는 김용환 선생이 삽화를 그려 유명한 책 ‘돈키호테’였다.

 내용은 돈키호테가 낡은 갑옷을 꺼내 입고 하인 한사람과 모험을 떠난다. 음식점에서 소동을 벌리기도 하고 풍차를 괴물인줄 알고 돌진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 당시 나는 너무나 우스운 이야기라서 보고 또 보고 했다.

 또 ‘톰 소년의 모험’도 있었다. 톰은 누군가가 벽에 페인트칠을 하라고 시켰는데, 페인트칠이 힘들고 하기 싫어 억지로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찾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톰은 페인트칠이 매우 재미있는 척 한다. 그러자 친구도 하고 싶다고 하자, 톰은 친구에게 사탕을 댓가를 받고 페인트칠을 넘겨준다. 거의 봉이 김선달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또 로빈스크루스의 모험을 그린 그림 소설도 있었다.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서 개 한마리를 데리고 사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는 아주 귀한 동화책 한권을 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떡배 단배’였다. 나는 이책을 읽고나서 금방 저자 이름을 잊어 버렸지만, 나중에 성장해 그 동화의 저자가 마해송 선생이라는 걸 알았다.

 ‘떡배 단배’는 여러 이야기의 묶음집이였는데 이야기의 주인공이 슬기로운 지혜를 가졌다거나 아니면 문명을 접하지 못한 촌뜨기를 등장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내용이 ‘떡배 단배’ 속에 속한 이야기인지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 그러나 당시 나는 분명 ‘떡배 단배’를 읽었고 또 이런 이야기가 당시의 동화책 속에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시장에 가서 커다란 회중시계를 사면서 시계가게 주인에게 손목시계를 덤으로 달라하기도 하고, 또 어떤 촌뜨기는 만물상 앞에서 잣을 가르치며 주인에게 “이게 뭐요”하고 묻는다.

 주인이 “잣이오”하면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잣을 먹기 시작한다 촌뜨기는 잣을 먹고 난 후에 이제는 갓을 가르치며 주인에게 “이게 뭐요”하고 또 묻는다.

 주인은 “갓이요”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돌아서서 갈려고 하는데, 주인이 촌뜨기를 붙잡으며 “먹은 잣값을 내고 가야지”한다.

 그러면 그 촌뜨기 하는 말이 “보시요 ‘자시라’고 해서 먹었고, ‘가시오’라고 해서 가는데, 왜 돈을 내라고 하는 거요?”하면서 억지를 부린다.

 또 호랑이가 사냥꾼이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서 죽게 될 위기인데 지나가던 나무꾼이 불쌍한 호랑이를 보고 호랑이를 꺼내준다. 그런데 위기를 모면한 호랑이는 되려 자신을 구해준 나무꾼을 잡아먹으려고 한다.

 그러자 나무꾼은 묘책을 세워 호랑이를 다시 구덩이로 들어가게 한다. 이내 호랑이는 나무꾼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되지만 나무꾼은 호랑이 밥이 되지 않고 살아서 제 길을 가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또 ‘떡배 단배’라는 동화 책 속에는 책의 제목인 ‘떡배 단배’라는 토막 이야기가 있었다. 그 내용은 주인공인 두 소년이 먹을 것을 실고 섬으로 가는 내용으로 그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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