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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리더, 이렇게 듣는다
성공하는 리더, 이렇게 듣는다
  • 신은희
  • 승인 2013.12.02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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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인경연구소장/기업컨설턴트
 “나는 매일 아침 1센트짜리 동전 10개를 왼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다.”

 이는 ‘듣고 또 들어라, 위기가 뚫린다’라는 신념을 가졌던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의 전 회장 제프 킨들러가 했던 말이다. 그는 회사에 출근해서 직원들을 만나면 그들의 이야기에 최선을 다해 경청했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충분하게 들어주었다고 판단되면 왼쪽 주머니에 있는 동전 하나를 오른쪽 주머니로 옮겼다. 저녁에 퇴근하면 양쪽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비교해 보고,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간 동전의 개수마다 10점씩 점수를 주었다. 모든 동전이 옮겨졌으면 ‘100점’이 되었는데, 이런 방법으로 매일 저녁 스스로에게 만점을 받는 것이 CEO(최고경영자)인 그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그가 이렇게 바운더리 스패너(Boundary spanner)라고 여기는 내부구성원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귀담아들었던 이유는 그들이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를 전하는 현장의 전사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항상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놓아야 하고, 어려울 때든 좋을 때든 소비자의 목소리만큼 확실한 지표가 없으므로 리더는 어려울 때 일수록 최대한 소비자들과 가깝게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으면 거기에 해답이 있다고 했다. 바로 이런 경청의 태도가 화이자 근무경력이라고는 4년밖에 안된 법률전문가인 그가 회사의 위기를 극복했던 경청과 소통의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오늘날 명실상부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회사에 처음으로 출근하던 날 창업자인 아버지로부터 ‘경청(Listening Courteously)’이라는 휘호를 선물 받았다는 것은 경영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 경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리더가 부하직원들에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일해 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을 해봐야 그들의 마음을 다 얻기는 어렵다. ‘당신을 인정하고, 의견을 존중한다’는 배려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인 태도로 귀 기울여주는 공감적 경청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접받으면 대접하고 싶은 것이 인간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말하고, 그것을 들어주는 리더에게는 당연히 충성심을 보이게 돼 있는 것이다.

 절대적인 왕의 ‘명’으로 주종관계였던 왕조에서도 경청으로 리더십을 발휘한 좋은 예가 바로 세종대왕이다. 세종은 회의 때마다 늘 사안에 찬성하는 신하와 반대하는 신하들을 함께 참석시키고 서로 격렬히 토론하게 하면서 자신은 최대한 발언을 자제했다. 그러다가 토론이 충분히 진행된 후 균형과 조정능력이 있는 참석자가 회의 내용을 정리할 때 쯤, 왕은 좋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강한 반대자가 있을 때는 공감대가 이뤄질 때까지 대화와 토론을 더 이어가 결론을 내는 인내의 경청을 실천했다. 위대한 한글 창제도 무지한 백성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듣고자 하는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의 산물이었다.

 또 다른 경청의 예로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의 일화도 있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하며 설득했던 리더였지만, 사실 그 또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기본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 출마 전 광대뼈 때문에 인상이 차가와 보인다며 수염을 길러보라는 한 소녀의 편지를 받고 실천에 옮긴 일은 큰 리더일수록 인신공격이라고 치부하며 무시해 버릴 수도 있는 사소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리더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한 모든 리더가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그 첫 번째 자질은 바로 듣는 능력, ‘적극적 경청’이어야 함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리더가 가진 특권이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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