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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不出(팔불출)
八不出(팔불출)
  • 송종복
  • 승인 2014.02.12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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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八:팔 - 여덟, 不:불 - 아니다, 出:출 - 나오다

 사람이 열 달을 다 채워 태어나지 못하고, 여덟 달만에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말로, ‘좀 모자란’, ‘덜 떨어진’, ‘약간 덜된’ 사람을 지칭함.

 팔불출을 일명 팔불용(八不用), 팔불취(八不取), 팔삭동(八朔童), 팔푼이[0.08%]로서 ‘좀 모자란’, ‘덜 떨어진’, ‘약간 덜된’ 것을 의미한다. 즉 매사에 있어 어리석어 남에게 이용당하고, 속아 넘어가고, 하는 일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기의 분수와 처지도 모르고, 자기능력에 부응하는 위치도 모르고, 남에게 무시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한 불교에서 팔불출이란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거불래(不去不來), 불일불이(不一不異), 부단불상(不斷不常)’의 여덟 가지를 못하기 때문에 ‘팔불출’ 이라고도 한다. 이 여덟 가지는 바로 불교의 진리이자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 또는 법어이다.

 이 팔불출은 인간이 홀로서기 계훈(誡訓)으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 그 첫째는 저 잘났다고 뽐내는 자, 둘째는 마누라 자랑하는 자, 셋째는 자식자랑 하는 자, 넷째는 선조와 부모자랑을 일삼는 자, 다섯째는 저보다 잘난 듯싶은 형제 자랑하는 자, 여섯째는 어느 학교의 누구 후배라고 자랑하는 자, 일곱째는 저가 태어난 고장이 어디라고 우쭐대는 자를 비꼬아 말한다. 팔불출은 원래 뜻이 ‘덜 떨어진 것’을 비꼬아 만들어서 그런지, 그 여덟 가지조차 하나를 덜 만들고 있다. 결국은 ‘칠불출(七不出)’이라 해도 무방한데 굳이 ‘팔불출(八不出)’이라고 할까? 속된 말로 ‘못난이’란 외적평가라기보다 내적평가에 뜻을 둔 것 같다.

 사회생활에 있어 자랑과 칭찬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자랑은 자기의 일이나 물건을 들어내어 남보다 좋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고, 칭찬은 좋은 점과 미덕을 칭송하고 기리는 것으로 찬칭(讚稱), 칭양(稱揚), 포칭(褒稱)이라고도 한다. 자랑과 칭찬을 전부 ‘팔불출’이라고는 할 수 없다. 팔불출 항목에 속하는 사례라 할지라도 그 동기가 자랑삼아 이야기가 되면 팔불출이요, 진정한 마음으로 격려하고 시범이나 교훈으로 삼아야할 화제가 되는 경우라면 팔불출을 면할 수 있다고 하겠다. 결국 칭찬은 칭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달린 것이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은 자기의 신분을 알고, 자기의 실력과 기량에 맞게 행동하면 이에 속하더라도 팔불출이라 하지 않는다. 그것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은 팔불출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신문지상에 독자의 의견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신문은 공론이요 정론이요 탁론이며, 사회의 목탁인 거울이다. 예를 들어 양력설[신정]을 ‘갑오경장 때’ 쇠었다. ‘일제 강점기 때’ 쇠었다. ‘광복 후 이승만이’ 쇠게 했다는 등 사관(史觀)도 없이 마구 쓰는 것이 바로 팔불출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꼴사나운 것은 제격에 맞지도 않는데 마치 ‘돈키호테(Don Quixote)’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팔불출에 해당하니, 그 위치에 내가 그만한 인물이 되는가 곰곰이 생각하여 처신하지 않으면 ‘팔불출’에 면하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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