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00 (금)
박심 파는 정치인 검은 셈법
박심 파는 정치인 검은 셈법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2.23 2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동영상 한 번 틀어볼까?”, 시중 잡배들의 고함소리가 아니다. 검찰수사관이 피의자를 상대로 추궁하며 한 말도 아니다. 우리나라 권력자들인 새누리당의 최고위원ㆍ중진들인 현실 정치인들이 얼굴 붉히며 고성(高聲)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이며 한 말이다. 그것도 최근 공식적으로 개최된 최고중진연석회의장에서라니 그들의 속성에 아연할 뿐이다. 이 같은 사달은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심(朴心) 논란이 불거진 게 그 원인이다. 단체장 후보를 두고 열세인 쪽이 박심을 들먹이며 불을 지피고 나선 것에서 비롯됐다.

 경남의 경우도 흡사한 것 같다. 당원과 경남도민들의 지지를 얻기보다 박심을 들먹이는 자태가 꼴볼견이다. 그것도 은근슬쩍 흘리면서 알아들으라는 것, 도민을 홀리려 하면서도 아니면 말고 식이다.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이 곧 당선에 근접한다는 정치공학적인 셈법이라도 해서는 될 말이 있고 안 되는 말이 있다. 또 홍보용으로 제공되는 자료도 너무 일방적이다. 도민에 대한 호소라기보다 상대를 흠집 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지난 삶의 행적에 대해 비교분석하는 게 옳다. 즉 특혜성 또는 일탈한 의혹이 한 겹 두 겹씩 드러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냥 흘려버릴 일이 아닌 것 같다.

 물론, 현실 정치인이라면 자리와 세력 간 영역확대를 위해 다툼을 벌이는 일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때와 장소, 그리고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가려야 한다. 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않는 것은 누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모이기만하면 서로 삿대질하고 싸운다는 인상을 주는 새누리당 중진회의를 빼 닮은 듯하다. 시도 때도 없는 이들의 설전(舌戰)은 국민은 안중에 없는 그들의 마음가짐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도 그렇다. 특히 최고중진연석회의에는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들만 참석한다. 집권여당의 리더들만 모이는 셈이다. 여권의 리더라면 우리 사회의 실세다.

 영향력도 무겁고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자리에서 누가 누구를 상대로 뒷담화, 또는 ‘대선 승리 사은품’ 독식시비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당 공식 회의라면 서민대책, 공기업 개혁, 복지재원, 양극화, 균형발전, 교육비 절감, 청년실업 대책 같은 국민관심사들이 주의제가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가적ㆍ국민적 현안해법을 찾기 위해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붉혔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박심’이 있다 없다는 등 힘겨루기를 한다는 것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박심 논란은 단체장 후보들 중 박근혜 대통령이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다. 그 실체는 알 수가 없다. 박 대통령이 의중을 밝히거나 후보 선정과 관련해 정치적 행위를 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주변 정황으로 볼 때 그럴 것”란 식의 추론이며 세가 불리한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기세를 꺾기 위해 부풀린 측면도 있을 것이다.

 지난 1987년 대통령직선제, 이어 지방자치제가 도입되고 당내 경선과 국민 경선이 제도화된 지금, 대통령의 뜻이 당내후보 선정의 관건이 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현상이다.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후보는 경쟁력도 없다. 로마도 집단 내부의 분파와 불평이 커지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사회의 활력이 사라지고 성장엔진이 멈추는 순간, 각종 사회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경남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그런데도 도민을, 도 발전을 위한 비장함이나 치열함이 없다.

 퇴행적 정치 셈법에 의한 저급한 행위는 정치적 사익을 도민의 이익으로 포장,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채우려는 형태로 경남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소통하자고 서로를 향해 부르짖기만 하고, 아무도 상대에게 귀 기울이지 않는 상황이 지금의 자화상이다. 일방적 목소리로 도배되는 현 상황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이젠 시대착오적 ‘박심’ 논란 대신, 비전과 능력으로 당원과 도민의 지지를 얻는 경쟁을 해야 한다. 새도 나무를 가려 둥지를 짓는다고 했다. 당원과 도민은 안중에 없고 박심에만 매달리려 한다면 (단체장)깜이 아니다. 경남도민을 우습게 보거나 무척이나 초라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짓이다. 경남의 역사는 지금, 그 현장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유념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