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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학상 심사와 김연아 판정
어느 문학상 심사와 김연아 판정
  • 권우상
  • 승인 2014.02.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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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석연찮은 판정을 받았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빙상연맹이 대응에 나선 모양이다. 보도에 따르면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지난 21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에게 피겨 여자 싱글 경기가 ISU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치러졌는지 확인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고 한다.

 선수단은 “이에 친콴타 회장도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연아는 21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쳤으나 한 차례 실수를 저지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역전을 허용해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 결과는 국내 전문가들은 물론 각종 외신으로부터도 ‘공정하지 못한 채점’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논란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관중들이 봐도 잘못된 판정임이 분명하다. 실수하지 않는 선수를 제치고 실수한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겨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넘어가는 안된다.

 지난해 합천군이 주최한 문학상 공모전에 접수부터 총체적 관리부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논란의 핵심은 이 문학상을 만드는데 앞장선 사람이 당선됐다는 것이다. 당선의 주인공은 표성흠 전 경남소설가협회 회장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합천군청 게시판에는 전국의 응모자와 합천군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제반 절차를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이 문학상을 주최한 합천군은 서울의 계간지 ‘문학나무’에 접수 등 제반 절차를 맡겼다. 이는 누가 봐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경남 합천군이 주최한 문학상 공모전에서 종교전쟁으로 불교를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한 작품이 당선됐다고 불교계가 거세게 항의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선자(표성흠)는 합천군청 홈페이지에 수상 철회 의사를 밝히자 합천군청도 이를 확인하고 수상자가 수상을 철회 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학상 심사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당선자인 당선자와 대학 같은 학과 동문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당선자가 순순히 수상 철회를 한 것도 의혹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합천군은 다라국문학상 자체를 없애고 합천군청 담당 공무원도 보직 해임되고 타 부서로 대기발령 됐다.

 지난해 강원도 정선아리랑문학상도 석연치 않은 일이 엿보였다. 당선작 발표일보다 훨씬 앞당겨 이미 당선작이 결정돼 책으로 출간되기도 해 응모자의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일은 문학을 하는 필자도 여러 차례 경험한 적이 있다. 불공정한 문학상은 문학인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스포츠의 불공정한 판정은 스포츠인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다라국문학상 추태를 이번 동계올림픽 소치 올림픽 피겨 여왕 김연아 심판에서 또 한 번 보는 것 같아 씁쓰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고인 물은 썩듯이 심사위원이 교체되지 않고 고정돼 있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문학이든 스포츠든 심사 후 결과를 반드시 공개하는 등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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