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3:26 (금)
안철수 의원이 택한 승부수
안철수 의원이 택한 승부수
  • 이태균
  • 승인 2014.03.13 2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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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칼럼리스트
 안철수 의원이 호랑이 굴로 들어가 민주당과 새 정치연합이 통합하는 ‘제3지대 신당’을 창단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안철수 신당은 독자적인 행보냐 또는 민주당과의 연대냐를 두고 탄생하기도 전에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국 김한길 대표 체제의 정치프로인 민주당과 정치 새내기인 안철수 의원이 손을 잡은 것이다. 새 정치를 구현하겠다며 출범하려던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과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실 정치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큰 격차를 보였지만 그 지지층은, 지역 기반이나 정서적 애착이 강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과는 성격에 차이가 있었다. 기존 정치 혐오의 반사이익과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요소로 작용하고 있었지만, 지지 철회 가능성을 더 넓게 열어두고 있었으며 신당 지지층 중 42.5%가 기존 정당 불신을, 32.7%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있음을 이유로 선정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어짜피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 지지층과 겹칠 수밖에 없었고 민주당과 경합할 수밖에 없으며, 안철수 신당 창당에도 새누리당 지지층은 비교적 공고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가칭 “새 정치연합” 으로 창당을 준비 중에 새로운 인물과 명망 높은 인사의 영입이 순조롭지 못하면서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했으며 민주당에게도 역전당하고 말았다. 안철수 신당이 독자노선을 포기한 것은 벤처기업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사업가 정신으로 정치권에 접근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는 신당창당을 준비하면서 한계에 봉착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정치권 프로 9단들의 아성이 얼마나 높은 지를 체험했으리라 본다.

 새누리당은 김-안의 제3지대 신당창당 발표에 연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형태는 숯이 검정 나무라는 꼴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새누리당도 간판을 바꿔달며 합당이란 쇼만 하지 않았지 비상대책위원장에 박근혜 현 대통령을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발버둥친 속사정은 오십보 백보다.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새 살림을 차린다니 마음도 편치않고 6ㆍ4 지방선거 전략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경기지사와 인천시장에 당의 거물급 인사를 출전시키면서 결전을 준비하는 것을 보니까.

 사실 새 정치연합의 신당창당을 선언한 후에 안 의원의 정치행보는 정치적인 수사(修辭)만 앞세웠지 행동으로 실천한 것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민주당과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후에도 자신의 변절행보를 새누리당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것은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정치인의 도리는 아니다. 남을 공격한다고 자신의 허물을 덮을수도 없다. 남 탓을 많이 하면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것이며 안 의원의 새로운 이미지만 퇴색해진다. 국민과 유권자는 정치인의 말장난에 속는 척할지언정 예리하게 인물값을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안철수의 멘토들은 말만 그럴듯했지 특별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들을 통해 안철수 의원은 진정한 현실의 벽과 부닥칠 수밖에 없었다. 벤처기업을 경영해본 그로서는 전해 들은 현실과 직접 겪는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정치의 징크스인 단념과 포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념, 대선 후보 철회, 신당 만들기 중단은 세 번째 포기다. 다만 가능성을 전제로 한 차선책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면 이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든 부정적으로 평가하든 정치인 안철수의 바뀐 모습이다.

 지금 안철수 의원은 정치에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 비록 그의 신당은 좌절되었지만 새 정치의 기대에 대한 국민의 갈망과 욕구는 식지 않았고, 안 의원에 대한 기대도 남아 있다. 안 의원은 프로 정치인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과 일부 골수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기존 체질과 관행을 타파(打破)하는 일에 도전하지 않고서는 새 정치를 구현하는 것은 요원할 것이다. 2017년 정권교체란 명분으로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의 신당창당 발표를 보면서 그가 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굴에 들어가 정치 개혁을 할지, 아니면 6ㆍ4 지방선거 승리를 헌납해 호랑이에게 밥상이나 차려주는 사슴신세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만약 호랑이 굴에서 정치인 안철수의 진정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구제받을 것이며, 이름뿐이 아닌 차기 유망주로 각광받을 것이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승부를 제대로 건 것인지는 잘 알수 없으나 타이밍은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승부를 건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시중에는 새 정치는 포기하고 낡은 정치로 투항이라는 평가도 있다는 사실을 안철수 의원은 잊어서는 아니된다.

 정치 모범생 안철수는 더 이상 국민과 유권자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안철수 의원은 국민과 유권자의 마음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승부수의 성공과 실패는 안 의원이 향후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에서 정치혁신과 새 정치 구현을 해낼 수 있는지 그의 역할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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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섭 2014-03-14 03:57:12
물과 기름은 동화되기가 어렵듯이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이 물리적 통합은 될지언정 화학적 통합까지 될지는 두고 봐야 할것입니다.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안의원은 벌써 정치초년생으로서 정치권에 발을 디딘후로 세번이나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꺾는 세번의 포기를 한바 있습니다. 이번만은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잘돼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