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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산호초는 인간 위기
사라지는 산호초는 인간 위기
  • 정창훈
  • 승인 2014.03.16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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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행정학 박사
5년 전에 새벽 운동을 하던 태권도장에서 주말을 이용해 통영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러 다닌 적이 있다. 스쿠버 다이빙은 수중 자기 호흡기(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 SCUBA를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의 호흡이 아닌 공기나 다른 호흡기체를 이용한 잠수를 말한다.

 누구든지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물고기와 노닐고 울긋불긋 산호초를 보고 만지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거대한 수족관을 유영하며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육사만 봐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물속에 두둥실 떠 있는 다이버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면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이다. 필자도 한동안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수중에서 즐기는 스포츠에 매료돼 몇 번 남태평양에 있는 섬들을 여행하면서 그림 같은 세상을 직접 보고 만지는 잊지 못할 시간들이 있었다.

 등산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멋진 산의 세상도 의미가 있지만 바닷속에 풍부한 산호초들의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감동 이상일 것이다. 바다에만 사는 해양생물은 수천가지다. 그중에 자포동물은 몸에 독을 포함한 독침을 갖는 세포가 있어서 다이버에게 혐오감을 주기도 하지만, 형태가 다양하고 색상도 아름다워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자포동물에는 해파리, 말미잘과 각종 산호초 등이 속한다. 특별히 겉보기는 돌 같고 뜯어보면 저마다 가슴 뜨겁게 숨 쉬는 산호초가 있다.

 산호초(coral reef)는 바다에 사는 자포동물의 석회성 골격들이 얕은 바닷속에 쌓여 만들어진 암초등성이를 말하는 것인데 산호 군체의 분비물ㆍ각질 따위가 쌓여서 이뤄진 석회질의 암초라고 생각하면 된다. 껍데기가 있고 해삼류처럼 골편을 가진 생물들에서 떨어져 나오는 여러 가지 파편들이 산호 사이에 생긴 틈으로 들어가게 되고, 조류나 원생동물들은 얇은 막처럼 자라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동여매어 결합하게 된다. 이와 같이 만들어진 구조물이 거센 파도나 생물들에 의해 파괴되기도 하고 이때 떨어져 나간 큰 덩어리나 파편들은 산호초 사이에 쌓이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쌓인 파편들은 파도나 해류에 의해 원래의 자라던 곳에서 이동해 산호초의 꼭대기나 주변의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게 된다.

 산호초는 보기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실 바다 생태계와 우리 인간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다. 전 세계에 있는 산호초를 모두 모으면 28만 3천400㎞ 정도로 한반도보다 약간 큰 정도다.

 웨인 다이어는 자신의 저서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현미경으로 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지만 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현미경으로 산호 조각을 살펴보면 산호는 계속 성장하며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산호는 살아있고 돌에는 생명이 없다. 살아 있는 꽃과 죽은 꽃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산호초는 2050년경에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있다. 수많은 희귀바다 생물 중 상당수는 특정 산호초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만약 산호초가 파괴되면 영영 사라지게 될 위험에 처해있는 해양생물들이 많다. 산호초가 급감하는 원인으로는 해안가 개간, 물고기 남획, 환경오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 등이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상상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 모두 인간에 의해서 저질러질 수 있는 사건들이고 재앙들이다.

 생명의 유일한 증거는 성장이다. 이는 우리 정신세계에도 적용된다. 성장하고 있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성장은 외부환경과 더불어 이뤄지는 것이다. 내 속에도 또 다른 내가 살아가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산호초가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기대한다. 인간의 성장이 중요한 만큼 산호초의 성장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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