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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항일운동 현장 찾아보니
안중근 의사 항일운동 현장 찾아보니
  • 송종복
  • 승인 2014.03.17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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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1910년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義士)가 처형된 날이다. 몇 년 전에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필자는 ‘광복회’의 지원으로 그의 발자취를 찾아 만주와 연해주를 탐방했다. 그때의 탐방견문을 피력한다. 그는 1879년 9월 2일(음력)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한학과 무술을 배웠다. 1884년 갑신정변 실패 후 모함을 받고 서울을 떠나는 부친을 따라 나섰다. 1905년 초대 한국통감이 된 이또 히로부미는 1907년 정미조약을 맺어 고종황제를 폐하고 한국 군대를 해산시켰다.

 이에 분개한 그는 항일을 위해 가족들과 이별하고 북간도로 들어가 의거를 일으킬 것을 작심했다. 처음 만주 용정에 간 그는 여기서 의병양성이 어렵게 되자 다시 러시아 블라딕보스톡의 신앙촌으로 갔다. 이곳에서 의병장 이범윤을 만나 창의회(倡義會)를 조직하고, 30만 원의 군자금을 모으고, 수많은 청년들은 모집해 연추지방을 기지로 삼았다. 1908년 대한의군 참모중장 겸 특파독립대장, 그리고 아령지구 사령관 자격으로 100여 명의 의병을 이끌고 두만강 연안 신아산에서 일본군을 격퇴시켰으나 회령부근의 영산에서 패퇴하고는 다시 연해주의 연추로 돌아갔다. 이곳에서 김기렬, 백락길 등 ‘7인 단지동맹(斷指同盟)’을 맺고 손가락을 잘라서 피 한 사발을 모아 ‘대한독립’ 이란 혈서를 써서 항일투쟁을 굳게 다짐했다. 현장에 가보니 그 자리에 단지동맹비(斷指同盟碑)가 초라하게 세워져 있는데 알로에농장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한국침략의 원흉이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1909년 10월 21일 이곳을 떠나 이튿날 오전 9시에 하얼빈에 도착했다. 며칠 뒤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 역에서 러시아 재무장관 꼬꼬브체크가 열차에 올라 이또 히로부미와 수인사를 나눈 뒤 함께 기차에서 내렸다. 군악이 요란스럽게 울리는 가운데 그는 1등 대합실을 통해 일본인 환영대열에 끼여 프레트폼에 나와서 러시아 명예의병대에 다가셨다. 오래 전부터 사진을 통해 이또 히로부미의 모습을 기억한 안중근은 일본 원흉이 악수를 나누고 되돌아서는 순간에 권총을 빼들고 그의 등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3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한발은 팔을 뚫고 가슴을 스쳐 몸에 박혔으며, 두발은 가슴과 복부에 맞아 즉살됐다. 그리고는 혹시 총 맞은 놈이 이또 히로부미를 변장한 놈이 아닌가 해 그를 뒤따르던 일본 놈들에게 또 3발을 쏘았다. 한발은 하얼빈 주재 일본총영사 가와가미(川上)에, 또 한발은 궁내부 대신 비서관 모리(森)에, 마지막 한발은 남만주 철도주식회사 이사 다나까(田中)에 적중시켰다.

 그는 심문 중에 “내가 이또 히로부미를 죽인 것은 사적인 것이 아니다. 나는 대한의군 참모총장 겸 특파독립대장, 아령지구(俄領地區) 군사장으로서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또 히로부미를 처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감옥에서 일제의 침략행위를 규탄하는 자서전 ‘동양평화론’을 저술했다. 그는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15분 형장의 이슬로 승화했다. 그는 최후를 맞이해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에 묻었다가 광복이 되거든 고국으로 가져다 안장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고 했다.

 필자가 10여 일 간 항일투사의 현장모습을 보니 너무나 처참하고 울분이 터졌다. 더구나 감옥이나 처형장에 가보니 등골이 오싹하고 소름이 바삭하며 신경이 아찔했다. 아직도 안중근 의사의 유골을 찾지 못해 무덤이 없는 그의 영혼은 어디서 헤매고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서구유적을 찾아 나서기에 앞서, 조국을 위해 피 흘린 현장을 찾아 역사의 교훈과 애국심을 길러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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