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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혁신도시 ‘기러기 둥지’ 안 된다
진주 혁신도시 ‘기러기 둥지’ 안 된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8.17 21: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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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전무이사 박재근
 우려한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나 홀로’ 이주로 출발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게 사실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물론, 전국 10개 혁신도시도 마찬가지여서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20%가량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혁신도시가 기러기 아빠들만 둥지를 트는 반쪽도시가 될 것이란 우려다.

 우려가 현실이라면 정부가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140여 개를 전국 10곳의 혁신도시로 이전, 국가 균형발전을 기대한 것도 공염불에 그칠까봐 걱정이다.

 정부는 진주 등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내 산ㆍ학ㆍ관ㆍ연 사이의 네트워킹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직원들만의 나 홀로 이주가 현실화되면서 당초 기대한 부동산 붐도 시들해졌다는 후문이고 나 홀로 이주에 적합한 소규모 오피스텔만 인기를 끌고 있다니 극히 실망스럽다.

 이 같은 나 홀로 이주의 원인은 지방의 교육과 생활, 문화, 교통 등 인프라 부족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당초 이전 대상 기관 직원들의 50% 이상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의 경우,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11개 기관. 이 가운데 중앙관세분석소 등 4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지만 나 홀로 이주여서 기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진주혁신도시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된다 해도 기러기 아빠들이 서울로 떠나는 주말의 경우, 혁신도시는 불이 꺼지면서 ‘회색도시’가 될 게 뻔하다. 특히 경남발전연구원의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경남발전연구원의 ‘진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인력수급 방안’이란 보고서는 전체 1만 4천418명의 이전 공공기관 직원 중 진주로 오는 인원은 3천54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론은 24.6%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에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경우 수도권에 집중된 사업을 이유로 핵심부서의 수도권 잔류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산하기관이나 협력기관은 강제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 격’이란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지만 함께 살지 않는 이른바 기러기 가구는 2010년 11월 1일 기준 115만 가구나 된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주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2000년 5.9%에서 급증했다. 학업 때문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이 있는 가구는 국내 66만 1천 가구, 국외 21만 9천 가구다. 하지만 자녀 교육 등으로 생이별하는 기러기 가족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처와 140여 개에 이르는 공기업의 지방 이전, 즉 혁신도시 이전 탓이다.

 혁신도시의 건설은 기러기 가족의 신(新)풍속도가 예고된 셈이다. 기러기 가족의 부작용은 이혼ㆍ별거 등 가족 해체로 나타난 게 지난 경험에서 알 수 있다. 또 경제적ㆍ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이 결과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발생도 우려돼 정주여건 조성에 우선해야 한다. 진주혁신도시에 이전한 한 직원은 “각종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만 아이들 미래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족이전을 꺼리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결론은 ‘아이들 교육’ 앞에 기러기 아빠의 고통은 별것 아닌 게 된다. 가족동반 이주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한 것에서 출발, 경남 등 전국 지자체가 배우자 수강료 지원, 주택 취ㆍ등록세 감면 등 지자체가 추진 중인 갖가지 유인책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전한 직원들이 불편은 교통, 행정, 교육 등에다 병ㆍ의원, 약국, 음식점, 상가, 편의시설, 대중교통 부족 등은 당장에 겪고 있는 현실적인 불편함이다.

 따라서 정부와 경남도ㆍ진주시는 교육ㆍ생활ㆍ문화ㆍ교통 등 인프라 구축을 수도권 수준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또 정부와 이전 공공기관이 가족과 동반 이주하는 직원에 대해 승진 등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균형발전을 위한 전국 10곳의 혁신도시는 물론, 진주혁신도시가 ‘기러기 아빠’들의 둥지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가족들의 이주를 유도할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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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 2014-08-19 08:15:33
기사를 읽으며 공공기관 가족을 이주시키기 위해 인센티브를 준다고 뭐가 다 해결되나요
그럼 계속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지역주민은 자기 돈을 내서 공공기관 가족을 부양해야 합니까
그런 허울 좋은 방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지역의 혁신도시가 안정적인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인프라와 타지역도도 부러워할 만한 교육여건을 만드는게 중요한게 아닙니까
살러와주세요 그걸하는 도시가 아니라 살고싶은 도시가 되어야 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