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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새해 계획
더 나은 삶을 위한 새해 계획
  • 정창훈
  • 승인 2015.01.01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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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날마다 떠오르는 해는 똑같은 해이지만 한 해가 새로 시작되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는 사람들에게 각별한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그래서 새해 첫날 해돋이를 맞이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발길이 해돋이 명소로 향한다. 해맞이 행사에는 문화공연과 덕담 나누기, 희망의 북 치기, 소망박 터뜨리기, 소망풍선 날리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시간ㆍ공간ㆍ만남이 나름의 방식과 풍습대로 이뤄지고 한 해가 시작되는 첫날의 행사는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고 확인하고 다지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된다.

 또다시 찾아온 한해의 시작, 우리에게만 이렇게 기쁘고 의미 있는 날 일리는 없다. 세계 곳곳에서도 나름의 새해를 맞이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중국인들이 ‘춘절’을 보내는 모습은 우리가 설날을 준비하는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춘절’을 맞아 일찍부터 설날음식 준비로 분주하며 귀향하려는 사람들로 역 주변이 붐비는 모습은 우리에게 친근하다. 중국의 주요 명절 중 그 시작이 우리가 흔히 신정이라고 말하는 양력 1월 1일, ‘원단(元旦)’이다. 원단에는 ‘경축’이라는 초롱을 걸고 새해를 맞이해 하루를 쉰다. 그래도 무엇보다 중국 최대의 전통 명절은 우리의 설날과 같은 ‘춘절(春節)’이다.

 일본은 한자 문화권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설날(예전에 ‘구정’이라고 부르던 음력 1월 1일)의 개념이 없다. 일본의 5대 절기 중 가장 큰 절기는 우리가 신정이라고 부르던 신년 1월 1일(元旦:간탄)이다. 일본에서는 ‘오쇼가쯔’라 해 1월 1일부터 3일까지 모든 사람들이 쉬며 명절을 보낸다.

 신년일정은 12월 말부터 시작된다. 12월 말경에 집안의 묵은 때를 털어 내는 대청소를 하는데 이것은 새해를 맞이해 집안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와 함께 한 해의 액을 털어 버린다는 신앙적인 의미도 포함한다.

 태국에 있어서 신년 1월 1일은 그리 큰 명절이 아니다. 물론 새해를 맞이해 그날 하루를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 새해인사를 전하기 위해 카드를 보내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 해산물 레스토랑에 가서 씨푸드(seafood)인 ‘아한 탈레’를 먹으며 신년을 축하한다.

 다양한 민족이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싱가포르는 신년을 맞이하는 모습에 있어서도 민족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신년명절은 음력 1월 1일 춘지에(春節)다. 차이니즈 뉴 이어(Chinese New Year)라고도 하는데 싱가포르 전 국민의 80% 가까이가 중국계란 점을 미루어 볼 때 싱가포르의 가장 큰 명절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이 돌아갈 때 2개 또는 짝수로 만다린 오렌지를 주는데 이는 오렌지를 말하는 ‘감’이 광동어로 ‘금’과 발음이 같아 재물의 번영을 기원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테토(음력설)가 최대의 연중행사다. 음력설인 1월 하순에서 2월 초순에 전통적인 농민의 봄 축제다. 일가족이 만나서 선조를 기리고 여러 가지 전통 요리로 식탁을 장식한다. 곳곳에서는 많은 행사가 개최돼 폭죽을 올리기도 하고 절이나 친구들을 찾기도 한다. 설날 아침에 아이들은 새 옷으로 단장하고 세뱃돈을 받으며 어른들은 친한 친구들과 지난 얘기들을 나누면서 술이나 차를 마신다. 베트남인들은, 설날 아침을 아주 중요시 한다. 이날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며 이날이 일 년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설날에는 집집마다 수박을 준비하는데 수박을 잘랐을 때 빨갛게 익었으면 다복하다고 한다.

 미국의 신년은 단지 섣달 그믐날(New Years eve)의 연장이다. 12월 31일 밤에는 가정에서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아니면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성대한 파티를 연다.

 이때 주로 나오는 특별한 음식은 없으며 가벼운 스낵정도로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주로 계란과 우유, 설탕을 섞은 에그노그가 나오고 사람에 따라서는 럼주나 브랜디를 곁들인다. 밤 12시가 되면 종을 울리거나 나팔을 불거나,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건배를 하고 “Happy New Year!”를 외치면서 서로 축하를 한다.

 브라질의 새해맞이는 한국과 비슷하다. 12월 말이면 사람들은 흰색 원피스를 입고 바닷가로 향한다. 그곳에서 1월 1일에 뜨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빈다. 흰색 원피스는 깨끗함을 상징한다. 지난해의 모든 것 잊고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feliz ano nove’(펠리스 아노 노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의미의 인사를 한다.

 나라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행사는 다양하지만 모두의 바람은 가족ㆍ이웃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다양한 전통과 관습을 존중하면서 함께하는 세상을 시작하는 새해 첫날 각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계획도 알차게 준비하시고 한해가 새해 첫날처럼 새해 첫날이 한해처럼 모두에게 항상 기쁨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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