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16 (토)
경남골프 미래 어둡다
경남골프 미래 어둡다
  • 박춘국
  • 승인 2015.04.22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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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김해시는 우리나라 지방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골프인프라를 자랑하고 있다. 개장 중인 골프장 4곳에 대중홀 27홀과 정규 97홀을 합쳐 모두 117홀이 운영되고 있고 진례면과 대동면 등에 신규 골프장도 건설 중이다.

 골프장 규모로만 본다면 ‘골프의 메카‘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미래 골프선수를 양성하는 교육인프라는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김해시 초ㆍ중ㆍ고에 골프선수 양성을 위해 특기생을 뽑는 학교는 한 곳도 없다. 최근 분성여고가 골프를 교기로 지정해 운영 중인 것이 유일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선수양성을 위한 지도자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고 교내 가건물에 설치한 타석이 교육환경의 전부나 다름없다. 김해시골프협회 등이 경남교육청과 골프부 신설을 위한 협의를 오랫동안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도내 타 지역도 실정은 마찬가지다. 거제시와 고성군 중학교 각 1곳이 골프를 교기로 운영 중이고 창원시와 창녕군의 중ㆍ고 각 1곳씩에서 골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골프과가 있어 특기생을 전문으로 양성하는 곳은 남해 해성고를 마지막으로 경남지역에서는 사라졌다. 최근 3년 전까지 골프 특기생을 뽑아 선수 양성에 열을 올렸던 해성고는 재단의 지원 중단과 교육청의 행정지원 등의 문제로 골프부를 해체했다.

 이 같은 골프 교육환경이 이어진다면 김해시를 비롯한 경남골프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미래 한국의 골프 위상을 높여줄 꿈나무 들은 열악한 경남지역의 골프교육 환경을 아쉬워하면서 인근 부산과 서울, 미국, 호주 등으로 떠나고 있다.

 현재 제도로는 사립학교가 자체 예산으로 골프 특기생을 교육할 수는 있지만 국ㆍ공립학교에 골프교육을 위한 별도의 예산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골프교육은 시설이나 장비를 준비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지도자를 초빙하는데도 막대한 돈이 지출된다. 기업이나 단체의지원 없이 학교에서 골프부나 골프과를 만들어 전문적인 골프교육을 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일반학교에 진학해 인근 골프연습장을 전전하면서 레슨을 받는 학생들도 있지만 체계적 교육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이처럼 김해시를 비롯한 경남의 골프교육이 제도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골프선수(특히 여자선수)들은 현재 세계 1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LPGA 등 세계적인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휩쓸면서 국가의 위상과 국익에 상당한 보탬을 주고 있다.

 특히 척박한 지역 골프교육을 뒤로하고 타지를 전전하면서 기량을 올려 고향을 알리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CJ오쇼핑 소속 김민선(21) 선수와 SBI저축은행의 허윤경 선수(25)가 김해 출신으로 이들은 나란히 오는 24일 김해 가야 CC에서 개막하는 ‘2015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대회’에 출전한다.

 두 선수의 활약이 김해시 더 나아가 경남지역 골프교육 인프라를 늘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남골프의 미래를 위한 교육당국과 기업, 골프 관련 단체들에게도 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타지나 외국으로 떠나는 선수들을 위한 깊은 고민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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