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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A 과다복용의 위험
비타민A 과다복용의 위험
  • 조성돈
  • 승인 2015.04.30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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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비타민을 과도하게 많이 먹으면 암과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며칠 전 발표돼 ‘비타민왕국’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저명한 암 전문가인 미국 콜로라도대학 암 센터의 팀 바이어스 박사의 연구결과이다. 바이어스 박사는 30년에 걸쳐 일반 의약품과 영양 보충제, 비타민E, 베타카로틴(당근 등에 함유된 영양물질) 등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결과, 하루 권장량보다 많은 비타민의 섭취가 위험하다고 경고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영양 보충제를 먹는 사람의 암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는 오래전부터 수없이 있어왔다.

 “영양 보충제가 실제로 환자들의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일부 환자들은 비타민을 먹는 동안 더 많은 암을 얻었다”고 밝힌 박사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비타민은 물론 수많은 영양제들은 무익한 정도를 넘어 두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비타민복용의 두려움에 대한 의학자들의 연구를 3회에 걸쳐 소개하려 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된다. 실험결과, 권장량보다 많은 베타카로틴을 섭취할 경우, 폐암의 진행속도와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의학계에선 상식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식품의약청은 베타카로틴이 첨가된 주스나 영양제의 구입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 비타민A란 물론 합성비타민 즉 알약 비타민을 가리킨다.

 비타민A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비타민A는 시각회로ㆍ상피조직의 유지ㆍ골격 성장ㆍ 생식기능 등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영양소로 결핍되면 대단히 위험하다. 저개발국가에는 비타민A 결핍으로 어린이들이 실명하는 예가 매우 흔하며 뼈와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시력보호를 위해 비타민A시럽을 먹은 3천명의 어린이들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24시간도 못돼 병원으로 실려 가고, 그 중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또 비타민A가 태아에게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타민A를 상용한 154명의 여성에게서 무려 95명이 인공유산을, 12명이 자연유산을 했으며 눈과 뇌가 손생된 21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비타민이 어떤 독약보다 무서운 부작용을 나타내고 말았던 것이다. 즉 비타민은 결코 영양제라 볼 수 없는 것이다.

 엉뚱하게도 베타카로틴은 짙은 색깔을 내기 위해 식품에 흔하게 첨가되고 있다. 어떤 음료수에 14.4㎎의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있다고 자랑스럽게 명시되기도 하는데, 아주 진한 오렌지빛을 띄게 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지만, 일일 권장량은 2㎎에 불과하다. 비타민B2는 부드러운 크림색을 내기 위해 색소로써 사용되고 있다.

 실제 인체는 비타민A가 결핍되는 경우는 적으며, 오히려 과잉증에 걸리기 쉽다. 비타민A의 독성은 주로 비타민 알약에 의한 것인데, 이상하게도 당근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비타민A 과잉증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일시적으로 피부가 노랗게 변색되는 카로틴 황달은 질병으로 유발되는 빌리루빈 황달증세를 나타내지만 아무런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합성 비타민일 경우,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A의 과다복용으로 인해 골다공증이 생긴다는 연구도 유명하다. (2002년 의학전문지 JAMA지) 간호사 7만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매일 비타민A 제품을 3㎎ 먹고 있는 간호사들의 골다공증 발생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뼈에 좋다는 비타민D를 열심히 먹고 있는 여성들이었음에도 이처럼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스웨덴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떤 연구에서는 비타민A를 매일 공급하자 폐렴발생이 28%나 상승했고 폐렴에 의한 사망률도 46%나 증가했다. 당황한 연구자들은 21개월이나 앞당겨 연구를 중단해버렸다. 그러나 수치정상화를 위해 지금도 베타카로틴은 처방되고 있다. 결핵환자의 경우 혈액에 철분이 모자랄 경우, 철분수치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철분을 투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이미 밝혀져 있다.

 비타민A 섭취가 부족하면 두뇌의 인지 기능에 장애가 잘 발생한다는 조사, 혹은 치매 위험을 평가하는 점수가 베타 카로틴ㆍ토코페롤(비타민E)’ 혈중치와 비례한다는 연구결과 등은 부정확한 실험으로, 많은 학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비타민A는 체내에 오랫동안 저장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영양제로 복용할 경우, 독이 될 가능성만 생겨난다. 비타민은 착하고 순한 물질이 아니다. 비타민 신봉자들의 믿음과는 달리, 비타민의 효험을 증명해주는 그 어떤 증거도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비타민이 인체에 해로운 짓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미신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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