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5:21 (토)
롯데, 이행강제금 다음 도민저항 만난다
롯데, 이행강제금 다음 도민저항 만난다
  • 경남매일
  • 승인 2015.06.16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돈벌이에만 눈이 먼 롯데가 김해관광유통단지 안에 당초 계획한 테마파크와 호텔 등 관광ㆍ위락시설 대신 쇼핑시설인 아울렛을 추가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자, 경남도가 ‘이행강제금’이라는 강수를 꺼내 든 것은 참으로 환영할 일이다.

 경남도의 강수에 롯데 측은 16일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 개발계획 변경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시작한 개발계획 변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최근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도에서 공식적으로 안 된다고 한 건 사실상 처음인 데다 여론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금은 개발계획 변경을 더이상 추진하지 않고 전체적 상황을 계속 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속내가 들켜버리자 이빨을 감추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속셈이다.

 롯데 측은 원래 1단계(2003년∼2008년)ㆍ2단계(2009년∼2013년)에 이은 3단계 사업을 지난해에 시작, 2016년까지 끝낼 예정이었다. 김해시 신문동 87만 8천㎡ 규모로 놀이시설을 갖춘 테마파크, 호텔, 콘도, 종업원 숙소 등을 짓는 3단계 사업은 기존에 세우기로 한 관광시설 대신 쇼핑시설을 추가 건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아직 착공조차 안 된 상태다. 어물쩍거리다 돈 되는 사업에만 투자하겠다는 롯데의 장사꾼 근성이 그대로 묻어있다.

 헐값 농지를 상업부지와 관광사업시설부지로 변경해주는 특혜를 누린 롯데가 경남관광진흥과 지역발전을 위해 당초 약속한 테마파크와 호텔ㆍ관광시설은 아직은 돈이 안 된다는 것이 롯데의 속내였다.

 롯데는 그동안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막아왔다. 급기야 지난 15일에는 장유지역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협의회 등 60여 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8명의 김해지역 시ㆍ도의원이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나치게 기업이익만 추구한다”고 롯데를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롯데가 관광유통단지를 세워야 할 곳에 전국에서 판매 1위라는 아울렛을 200% 확장하고 원래 추진해야 할 위락시설 용지를 상업용지로 바꾸고 아파트를 건립해 더 많은 이익만 남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롯데를 향한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은 롯데 측이 당초 약속을 포기하고 아울렛으로 변경할 경우, 김해 관광위락시설단지는 빈껍데기로 남고 결국은 돈벌이 욕심만 내는 롯데를 위해 경남도가 앞장선 결과를 초래한다는 데 있다.

 지역 정치권과 주민의 거센 요구에 롯데 측을 제동하기 위해 경남도가 꺼낸 카드는 ‘이행강제금’이다. 도는 지난달 12일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의 조속한 착공을 요청하는 공문을 롯데에 보낸 데 이어 16일에는 관광유통단지 준공 인가일(2013년 9월 9일)로부터 3년 이내인 2016년 9월 8일까지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롯데의 귀책사유를 따져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라는 발표를 했다.

 이행강제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부과하기 때문에 롯데가 기한 내 착공하지 않으면 2017년 3월 8일부터 토지 자산평가액의 20%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 땅값과 돈에 민감한 롯데의 폐부를 찌를만한 강수다. 도는 롯데 측이 기존 3단계 사업에 대해 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하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세웠다고 한다. 아울러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롯데 측 개발계획 변경 타당성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13일 경남발전연구원에 정책 연구과제를 맡긴 경남도의 선택도 반길만한 일이다.

 롯데는 온갖 행정의 편의 속에 매입한 땅이 최고 50배까지 오르면서 1조 6천억 원의 땅 소유자가 됐지만 지역에는 2억∼3억 원 정도의 지방세만 내고 있을 뿐 개발이익환수는 전무했고 지역사회발전 공헌도도 빵점이었다. 경남도가 개발계획 변경에 이행강제금으로 제동을 걸자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전체적 상황을 계속 봐야 할 것 같다”는 롯데 측의 입장은 도민을 더더욱 무시하는 처사다. 무슨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인가?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지 말지를 저울질해보겠다는 속셈인가?

 롯데는 지금이라도 지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유통뿐만 아니라 관광기능도 복합적으로 가지도록 한 당초 개발계획대로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을 진행하라. 더 이상 눈치 보기만 한다면 도민의 거센 저항과 만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