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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수 젖줄… 관광자원 발굴 ‘명소’ 된다
농업용수 젖줄… 관광자원 발굴 ‘명소’ 된다
  • 이명석 기자
  • 승인 2015.09.09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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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하동호’ 숨은 보물
▲ 강동화 지사장
10개 읍ㆍ면 등서 사용 올 영농 용수 걱정 없어
도 최대 농업용저수지 농촌용수로 전기 마련

 ◇ 지리산이 품은 산정호수 하동호 = 하동군 횡천면에서 1003번 지방도를 따라 청학동, 삼성궁 방면으로 9㎞ 승용차로 오르다 보면 지리산 영신봉에서 출발한 낙남정맥(洛南正脈)의 물줄기가 모여있는 아늑한 산정호수를 만나게 된다. 이곳이 바로 하동군 10개 읍ㆍ면과 사천시 서포면의 농경지 3천100여 ㏊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하동호(河東湖)다.

 하동호는 하동과 사천지역의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하사지구 농업용수개발사업으로 260여억 원을 들여 1985년 착공 1993년 준공한 총 저수량 3천151만㎥ 규모로 농업용 저수지로는 경남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20여 년간 하동호를 통해 약 7억t에 달하는 방대한 수량이 농업용수로 공급됐다. 그동안 크고 작은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하동호가 설치된 이후에는 큰 어려움 없이 가뭄을 이겨왔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2008년 가을부터 이듬해까지 지속된 이른바 ‘왕가뭄’ 때에는 하동호 저수율이 11%까지 내려가는 사상 최악의 상황도 맞이했었고, 올해도 턱없이 부족한 강우로 인해 저수율이 30%대로 낮아지기도 해 물관리에 크나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수력발전소
 ◇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 하동호는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지형적 특성과 농업용 저수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집중호우시에는 홍수조절을 할 수 없는 단점도 가지고 있어 저수량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빈번 한 현대에는 당초 설계량을 웃도는 큰 홍수가 발생할 경우 재해의 우려가 있기도 하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2011년에 재해대책 사업으로 일최대강우량 1천125㎜, 최대방류량 1천194㎥/sec까지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사이펀 18라인 D3.0m, 2단×9련)을 기존의 수문과 별도로 설치해 예기치 못한 비상상황에 대비토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올해 영농 마무리에는 용수 걱정 없어 = 올해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유난히 가뭄이 극심했다. 소양호가 설치된 이후 처음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했고, 경기도 북부를 중심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생활하수를 펌프로 끌어올려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기상이변과 함께 우리나라의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우 형태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연중 수자원 총량은 1천240억t으로 그중 27%에 해당하는 337억t 정도만 이용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바다 등으로 직접 유출이 돼 손실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하동호도 예외는 아니다.

 하동호를 관리하고 있는 강동화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장은 “현재 하동호의 저수율은 40% 수준으로 한 달 남짓 남은 올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상이변으로부터 하동호를 잘 보호하기 위해 공사에서 실시하는 물관리 계획에 농업인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력발전소 내부
 ◇ 지역경제 활성화 및 관광자원 인프라 구축에 기여 = 1985년 하동호에 첫 삽을 뜬 이후 어느덧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시절에는 식량자급이 최우선 과제였고 관광과 환경은 우선순위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국민소득 3만 불을 눈앞에 둔 현시점에 하동호를 바라보는 지역민과 국민들의 시각은 크게 바뀌었다. 지리산 둘레길과 청학동, 삼성궁 등과 연계한 관광자원을 말할 때 하동호를 제외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에는 하동호 초입에 162실의 객실을 갖춘 비바체리조트가 지난 4월 말 개장을 했고, 대규모 숙박시설이 없던 하동군에서는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300여 명을 유치하는 등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도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와 함께 하동군에서는 하동호 주변의 기반시설과 복합힐링타운조성 및 국민여가시설 설치 등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25일에는 하동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발전계획을 만들고자 윤상기 하동군수, 김봉학 하동군의회의장, 강동화 한국농어촌공사 지사장 등이 함께 간담회를 갖고 빠른 시일 내에 시설관리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와 하동군 간에 협약을 체결하는 문제와 신규사업의 추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 흘러가는 농촌용수로 전기를 만들다 = 하동호를 올려다보면 오른쪽에는 소수력 발전소, 왼편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소수력 발전소는 825㎾의 소규모 시설이지만 영농 기인 4월부터 9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용수로를 통해 흘러가는 물을 재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194㎾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는 저수지 아래 유휴부지를 활용해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정책에 작은 기여를 하고 있다.

 ◇ 청정계곡 청학동의 옛 명성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 지금 하동군과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하동호를 중심으로 한 청학동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깨끗한 수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매달 하동호 주변에 대해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하고 분기별로 전문기관에 수질분석을 의뢰해 청정한 수질이 유지되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하동호 광장의 노후된 매점과 관리사를 철거했고 저수지를 한 바퀴 산책할 수 있는 데크로드도 조만간 사업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하동호는 지리산이 올려다보이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고 저수지 상류 10리길에는 청학계곡, 묵계계곡이 있어 봄에는 꽃이 날리고 가을에는 오색의 단풍이 수놓으며 겨울에는 하얀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계곡의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는 사시사철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입소문을 타고 한 번 다녀가면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곳이다. 저수지 아래에는 인조잔디로 잘 관리된 축구장과 다목적 운동경기장이 있어 단체연수 등의 활동을 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와 같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천혜의 조건을 동시에 가진 하동호의 명성에 걸맞게 하동호를 중심으로 청정골 청학동을 살리고자 하동군과 한국농어촌공사 그리고 지역 주민들 간 뭉쳐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 된 모습을 보일 때 하동호를 중심으로 한 청학골의 발전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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