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0:40 (금)
경남도민이라면…
경남도민이라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6.01.03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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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새날이 밝았다. 새해 새 아침을 ‘희망을 여는 문(이해인 수녀)’이라 했지만 경남은 희망을 말하기에 앞서 착잡하다. 또 왠지 불안한 예감을 감출 수 없는 다사다난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 경남은 전국 처음인 경남지사와 교육감의 동시소환, 향토기업에 대한 도민저항, 총선 출마예상자들의 꼴불견 등 쪽박 깨지는 논쟁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새해 벽두부터 향토기업을 바라보는 도민의 시각이 보통 아니고 철새, 텃세할 것 없이 나대는 총선정국도 도민을 핫바지로 보기는 마찬가지다. 또 밥그릇 깨진 게 현실화된 교육감과 경남지사 동시소환은 혼돈의 일상과 겹쳐 경남이 신바람은커녕 정쟁과 이념, 보수와 진보, 좌ㆍ우익의 세(勢)대결장마냥, 분노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다.

 향토기업의 경우, 몽고식품 명예회장 갑(甲)질이 불을 당겼지만 도민들의 차가운 눈길은 다른 향토기업으로 확산되는 등 반향이 만만찮다.

 기업의 사회 환원 등 경남도민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친 향토기업’과 이익창출에만 매몰된 ‘반 향토기업’으로 분류될 정도다. 혹여, 평시 누적된 도민들의 불만이 또 다른 향토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옮겨붙을까 봐 염려될 정도다. 경남스틸, (주)무학, 몽고식품, 한림건설 등 경남 도내 향토기업 중 도민들의 반향이 좋은 경남스틸의 경우, 오너가 경남 출신이 아니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를 실천하고 경남에 쏟는 열정은 보통 아니다.

 장학사업 등 금전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스포츠 등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이나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향토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85% 이상으로 알려진 M사의 경우, 하동에서 열린 제6대 제156회 정례회 때 경남시군 의회의장협의회가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등 도민정서를 대변했다.

 경남도민들은 전국 어느 시도의 대표 주류보다 높은 애정을 보이고 향토사랑과 지역기업을 살리려고 뭉쳐있는데, 이 같은 도민들의 정성은 등한시한 채 환원사업은 생색에 그칠 뿐이란 것에서다. 기업은 고객 만족은 물론, 우리 사회가 올곧은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들은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아 존속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반면, 고객사랑을 받고 성장한 기업은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지속적인 발전과 선순환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결론은 향토기업인들은 목표달성에 앞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왔는지 한 번쯤 되돌아보는 성숙한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다.

 또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 이대로라면 경남은 동력을 상실, 머잖아 나락으로 빠져들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행복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거리가 멀지만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도록 해야 할 정치가 도민정서를 도외시하기는 마찬가지란 것에서다. 올해 경남은 빈 지갑이다. 철도, 항만, 도로 등 확정된 2016년도 국가보조 및 국가시행 SOC 사업은 1조 9천219억 원을 확보했다지만 지난해 2조 3천755억 원에 비해 4천536억 원이 감소, 늘어난 영남권 타 시도에 비해 찬밥신세다. 하지만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골목사업비 몇 푼을 확보했다는 자랑은 경남 실종이나 다를 바 없다.

 물갈이에 편승해 총선을 노리고 날아다니는 텃새, 철새도 가관이다. 김해 한곳을 제외하고 경남을 휩쓴 탓에 새누리당 경선이 당선이란 등식은 친박, 진박, 가박 타령에 우선할 뿐 경남도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과는 먼 거리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친박, 진박, 가박 등 완장타령을 두고 ‘완장 병’에 걸렸는지, ‘완장 질’인지, ‘완장 인간’인지를 분간할 수가 없다.

 또 시장, 군수에 도지사에, 국회의원에 선거란 선거는 죄다 목을 빠끔 내미는 것은 이유가 어떠하든 도민을 핫바지나 핫바리(쫄따구)로 보는 것과 진배없다. 물론 텃새라고 철새라고 다 옳고 그른 것도 아니지만 거짓과 진실이 뒤바뀐 경우가 허다하고, 사족 같지만 ‘지 잘나갈 때’ 도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이 멋대로 지껄이다 선거철만 되면 ‘이 사람 믿어주세요’하며 아양 떠는 꼴이 마치, 경남을 소수가 지배하는 과두 체제로 여기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교육감과 경남지사의 동시소환도 누가 정략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도민의 뜻과는 달리, 학생들의 ‘밥그릇’을 두고 진영싸움에 혈안이다. 경남을 병들게 만든 원인이지만 도와 도의회, 교육청 모두 명분론에 우선할 뿐 무상급식 해결을 위한 진전없는 협상은 새해 햇살을 기대하기는커녕, 경남을 잿빛으로 얼룩지게 해 도민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다.

 93세 레지스탕스 노투사의 외침인 ‘분노하라(스테판 에셀)’,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때’가 올해 경남의 현실인 듯하다. 갈림길에 선 경남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경남도민들이여! 분노하라. 경남의 창조(創造)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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