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52 (금)
“김해소각장 이전 신중하게 접근해야”
“김해소각장 이전 신중하게 접근해야”
  • 이기섭
  • 승인 2016.07.12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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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 선진국서 입증 안전ㆍ경제적인 난방방식 이전 시 난방비 증가 우려
▲ 한국지역난방공사 이기섭 김해지사장

 김해 장유지역에 위치한 김해소각장은 선거철만 되면 거론되는 뜨거운 감자다. 그동안 김해에서 출마하는 후보마다 공약사항으로 소각장 이전 문제를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분명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각장 이전 문제에 대해 당사자인 주민의 입장에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지역난방의 개념ㆍ장점

 소각장 이전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장유지역에 공급하고 있는 지역난방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하고자 한다. 지역난방의 개념은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생소할 수 있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의 난방방식에 대해 간단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난방 방식은 크게 개별난방, 중앙난방, 지역난방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개별난방은 각 세대에 독립적으로 설치된 보일러를 이용하는 난방 방식이고, 중앙난방은 아파트 단지 내 지하실에 대형보일러를 설치해 각 세대에 난방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 <표1>

 

 

 

 

 

 

 

 
 앞서 언급한 난방방식과 비교해 가장 선진적인 난방방식이 바로 지역난방으로서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소 등 첨단 오염방지설비가 완비된 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다수의 사용자에게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일종의 도시기반시설로 설명할 수 있다. <표1 참조>

▲ <표2>

 

 

 

 

 

 

 
 이러한 지역난방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절감과 환경개선 효과이다. 일반 발전방식은 연료에너지(100%)가 투입되면 50%만 전기에너지로 생산되고 나머지 50%의 열에너지는 활용하지 않고 버리지만, 열병합발전 방식은 전기생산과 함께 발전 후 나오는 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이용효율을 80.7%까지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난방은 1차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매우 탁월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표2 참조>

▲ 김해 소각장 이전 요구에 대해 냉정하게 실익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해소각장 진행 경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1995년 4월 김해 장유지구에 BㆍC유를 사용연료로 하는 집단에너지 사업허가를 취득했다. 하지만 김해시에서 환경상의 문제로 지역난방 사용 연료를 LNG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고, 1997년 12월에 정부의 중재로 김해소각장의 폐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조건으로 사용연료를 LNG로 전환하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2012년 김해시는 소각장 내구연한(2016년) 도래로 전처리시설(MBT : 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 전환을 추진했으나, 악취와 분진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김해시의 전처리시설 전환 계획은 백지화됐다.

 그리고 2014년 12월에 한국환경공단에서 수행한 김해소각장의 수명진단용역 결과 2021년까지 5년간 연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어 현재까지 운영 중에 있다. 현재 김해시는 김해소각장 이전을 전제로 부지 선정과 관련한 용역을 수행 중이며 앞으로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이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소각장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소각장에 대해 주민들이 갖고 있는 오해와 편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먼저 소각장으로 인해 인근에 있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님비(Not In My Back Yard: 혐오시설에 대한 집단이기주의)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자기 집 화장실 냄새가 심하다고 해서 이웃집으로 화장실을 옮겨달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는 역한 냄새와 연기는 모두 소각장 때문인 것으로 보는 주민들의 오해이다. 소각장은 굴뚝에 부착된 TMS(Tele Monitoring System)라는 시스템을 통해 정부로부터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소각장은 유해물질(다이옥신,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배출에 대해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운영되고 있다. 오히려 소각장 인근의 공장지역에서 배출되는 매연이 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아서 주민들이 입고 있는 피해가 더 큰 실정이다.

 소각장을 불편하고 혐오스러운 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주민들이 얻고 있는 편익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소각장을 관리 감독하는 김해시 소각장 인근 주민대표로 구성된 주민지원협의체에서는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반경 300m 이내 인근 주민(아파트 5개 단지, 약 2천500세대) 대상으로 동절기 열요금을 매년 지원하고 있으며 인근에 위치한 복지시설 등에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소각장 이전에 따른 문제점

 소각장 이전에 따른 문제점을 한국지역난방공사, 김해시,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한국지역난방공사 김해지사는 값싼 소각열을 이용하지 못하고 비싼 연료(LNG)만을 이용해 난방을 공급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힌다. 현재 지역난방을 위해 공급하는 열에서 소각수열은 전체 열생산량의 36%(2015년 기준)를 담당하고 있고, 나머지는 LNG를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지사는 이미 매년 2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소각장이 이전할 경우를 예상하면 연간 적자폭은 20억 원에서 8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출 근거: 2015년도 수열량(6만 4천407Gcal)×LNG와 소각열의 단가 차액분(9만 원)= 약 58억 원)

 김해시 입장에서는 소각장 이전 시 김해지사에 소각열 판매를 통해 얻는 약 7억 원의 연간 수익(산출 근거: 2015년도 수열량(6만 4천407Gcal)×20115년도 평균수열단가(1만 963원) = 약 7억 원)을 포기해야 한다. 또 김해지사에 공급해오던 폐열을 김해시에서 직접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 하므로 이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소각장 이전으로 인해 기존 장유지구(약 2만 8천세대) 뿐만 아니라 현재 분양 중인 율하2지구(약 8천300세대)까지 지역난방 공급 차질 및 향후 열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사의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권 포기 및 다른 업체로의 양도 등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며 이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상황에 있다.

 ◇소각장 이전… 냉정하게 실익 따질 때

 이제까지 소각장 이전은 이를 호도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선전 수단으로만 이용돼 왔다. 이제 소각장 이전은 더 이상 정치적 문제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지역 주민과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생존 문제로 바라볼 때이다.

 소각장은 혐오시설이므로 무조건 이전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소각장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주민의 편익시설(수영장, 헬스장, 목욕탕, 도서관 등)로서 소각장이 주민 친화적인 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김해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소각장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이전에 대한 문제점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따른 득과 실을 따져보는 것이 인구 100만의 명품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선진 김해시민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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