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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 할 수 있는 길 열어줘야
2016년 11월 07일 (월)
박태홍 7618700@kndaily.com
   
▲ 박태홍 본사 회장
 입동이 들어선 지 하루가 지났다. 입동은 양력 11월 7일경에 들어서며 24절기 가운데 열아홉 번째의 절기다. 동양에서는 입동이 들어서면서부터 3개월을 겨울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하루해가 갈수록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긴긴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라는 어느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는 스산한 계절이다. 이 나라의 정국도 그렇다. 한 치 앞을 분별할 수 없는 시계 제로다. 이렇게 긴긴밤을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지새울까? 궁금하다.

 그 기나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끝에 나름대로 박 대통령은 최순실로부터 농단 당한 국정을 바로잡기 위해 새 총리도 지명하고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진도 바꾸었다. 그리고 대국민 사과 담화까지 발표하며 들불처럼 번져가는 국민들의 분노를 삭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검찰수사도 특검도 자청하고 나섰다. 이런데도 도하신문과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종편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부정적 해석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지식인들 또는 패널들의 견해를 인용 보도하는 것이지만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국민들의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그리고 여ㆍ야 대표를 비롯한 대권 주자들 또한 지금의 혼란 정국을 타개할 해법 발언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들은 자기 위주의 정치적 해석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최순실의 비리보다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탓한다. 그리고 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실권자들에 대한 직무 태만과 유기, 남용 등을 질타한다. 박 대통령의 제왕적 불통에 대해서도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의 분별력에 따른 잘못이 혼란 정국을 자초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세계에서도 선진 반열에 오른 국가가 아닌가. 그런데도 이 나라는 국격과 국익 그리고 국민은 온데간데가 없다. 그리고 국가 위상 또한 염두에 없는 듯하다.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일부 국민들을 볼모로 자당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논조의 언변만을 쏟아내고 있는 듯하다.

 최순실 게이트는 박 대통령의 개인사에 따른 국정농단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안다. 최순실은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온갖 권력남용과 비리를 저지른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동조한 박 대통령 주변 실권자들이 차례대로 구속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 한마디 못한 직무 유기범들이기에 벌을 받아도 마땅하다.

 이 나라 대통령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이 때문일까? 이러다 보니 SNS를 통한 네티즌들이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이 창작적이다 못해 해괴하기까지 하다.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최순실이 대역이라는 낭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검찰은 최순실에게 지문대조까지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각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내세우는 패널들의 개인적인 사고와 이념도 문제다. 사건의 본 말을 전도하고 유추 해석하는 언변들은 가감 없이 내보낸다는 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더 슬프게 하고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조사를 받겠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불난 집에 부채질이라도 하듯 야당 대표들과 대권 주자들의 예지 없는 발언들은 전혀 국정 정상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손을 내밀어 더불어 함께 하는 정치를 펼쳐야 할 때다.

 야당은 야당이니깐 그렇다손 치고 국정을 좌우지 했다는 집권당은 어떠한가.

 꼴불견이다. 어느 누구하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계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리배와도 같은 언행들이 TV를 통해 연출되고 있다.

 TV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데도 엊그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서는 혼란한 정국수습을 타개하기 위한 협의는 하지 않고 고성과 막말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정치인들에게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없는 걸까.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집권여당 의원들이라는 사람들이 반성은커녕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으니 국민들은 실망하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대통령 여ㆍ야 할 것 없이 모두를 내려놓아야 한다. 한 여성에 의해 국가정책이 오락가락한 사실에 대해 깊이 깨우치고 자숙해야 한다. 양파껍질처럼 벗겨지고 있는 국정농단에 대한 최순실과 그의 조력자들의 법 집행은 사법부의 몫이다.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만이 병든 이 나라를 치유할 수 있고 국민들의 분노를 삭일 수 있다. 더불어 언론도 폭로성 의혹 기사는 자제하고 보도윤리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결자해지(結者解之)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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