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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부정입학ㆍ돈도 실력’ 학생들 분노
2016년 11월 24일 (목)
김명일 기자 mikim@kndaily.com
   
▲ 김명일 교육행정 부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시위현장에서 학생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수능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시위현장에 직접 참여하게 된 배경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출결 사항 등 학사부정, 대학부정입학 등 학사업무 농단에 있다. 정유라 씨는 고3 때 단 17일 출석하고도 졸업장을 받아 학생과 학부모의 공분을 사고 있다.

 초ㆍ중등교육법은 한 학년 출석일 190일 가운데 127일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유급처분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17일 출석한 정유라는 교육법 규정으로는 졸업할 수 없다.

 정유라 씨는 기본적인 학교 교육의 틀을 무시한 채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승마대회에 출전하고 이런 이유로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교과우수상까지 받는 등 학사 농단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의 청담고 감사에서 정씨는 국내 승마대회 참가한다는 공문을 제출하고 공결 받은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무단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고교 3년간 최소 37일이었고, 고교 3학년 때 정씨가 실제로 학교에 출석한 날은 17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 1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성난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이 스케치북을 찢어 만든 엉성한 종이에 적은 글은 ‘꿈이 좌절됐다. 대통령은 하야하라’였다. 촛불을 나눠 켠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학생은 “조퇴나 결석을 하면 내신이 불리해져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까 봐 아무리 아파도 꾹 참고 조퇴하지 못했지만 1년 내내 17일만 출석한 정유라는 내가 꿈꾸는 학교에 진학했다”고 항변했다.

 정유라 씨의 과거 SNS의 글도 학생들과 학부모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정유라 씨는 지난 2014년 자신의 SNS에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 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거 한들 어디 성공하겠니”라는 글을 남겼다.

 산청 간디고등학교 학생회는 지난 8일 학교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선언했다. 학생회는 정유라 씨가 “돈도 실력이야 부모를 탓해”라고 했다며 “우리도 이 사실을 알기에 막막하다. 두렵다. 무섭다. 모르겠다. 이게 곧 대한민국 학생들이 처한 현실이다”라며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선언했다. 간디고 학생회는 우리는 6년간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대학 입학을 위해 공부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간다 해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한다. 꿈과 희망을 찾을 우리들은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 봐도, 지금 대한민국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돈으로 얻는 실력이 더 잘 먹히는 사회라고 비판했다.

 시위현장에 학생 참여가 많아지는 이유는 출석, 입시 등 학생들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위해 12년간 하루도 학교를 빼먹지 못하고 몸이 아파도 결석하면 수행평가 점수가 떨어져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아픈 몸을 이끌고서라도 출석했던 것이다. 또 수능을 위해 영역별 준비를 하느라 잠을 설쳤던 일들이 정유라 씨의 대학 입시부정을 보고서 분노로 표출된 것이다. 게다가 흙수저로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돈도 실력이다. 부모를 원망해라’라는 정유라의 말은 분노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학생들의 시위 참가는 이유 있는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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