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懸垂幕(현수막)
2016년 12월 07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懸:현 - 매달다 垂:수 - 드리우다 幕:막 - 막

 지자제가 ‘현수막 게시대’를 설치하는데, 이는 ‘현횡막 게시대’라 해야 옳다. 즉, 횡단(橫斷)으로 게시하는데 어찌 수직(垂直)으로 게시하라는 말인가. 횡과 수의 분별하기를

 요즘 오나가나 현수막, 전신만신 퇴진소리, 밤만 되면 촛불시위 온 세상이 왜 이렇게 화염으로 물들어 가나. 보이는 곳마다 빌딩이요 아파트다. 그런데 거기에는 ‘퇴진하라’, ‘물러가라’, ‘해체하라’, ‘구속하라’ 등, 글자가 적혀있다. 어디에 있는지 쳐다보면 바로 현수막에 적혀있다. 그럼 현수막(懸垂幕)인지 현횡막(懸橫幕)인지 짚어보고 싶다. 보통 위에서 아래로 내려 드리운 것은 ‘현수막(懸垂幕)’이라 한다. 그런데 횡(橫)으로 양쪽에서 잡아매거나 받들면 플래카드(placard)라 한다. 한자로는 ‘현횡막’이 된다. 반면 하늘을 막는 것은 천막(天幕)이라 한다.

 따라서 가로로 쓰는 현횡막을 ‘placard’라 하면, 세로로 쓰는 현수막은 ‘banner(배너)’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그런데 이 ‘배너’를 계속 현수막이라 하면서도 사용하는 위치는 현횡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즉 영어 할 줄 모르는 동네에 중국인이 나타나서 중국어로 열심히 말하면 ‘어 참! 그 사람 영어 유창하게 잘한다’고 하는 격이다. 즉 한자의 횡(橫)과 수(垂)를 모르면 이를 구별할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현수막의 역사는 광복 이후에 광산(鑛山) 생활에서 광산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 시초다. 즉, 탄광에서 해빙기에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광산의 갱도입구 등에 광부들의 안전을 주지시키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처음 사용한 것은 재질은 합성섬유로써 길이 350㎝, 너비 89㎝의 크기이다. 이 현수막은 유물로써 충남 보령시 성주면 소재 보령석탄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현수막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현(懸)은 매달다는 것이며, 수(垂)는 위에서 아래로 매단다는 뜻이고, 횡(橫)은 양옆에서 매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전막을 가로로 거는 것은 ‘플래카드’, 한자로 ‘현횡막(懸橫幕)’이라 해야 될 것이다. 유사한 것은 ‘횡단보도’가 있다. 반대로 세로로 길게 거는 것은 ‘현수막’이라 한다. 현(懸)은 거는 것이며, 수(垂)는 위에서 아래로 거는 것이다. 유사한 것은 ‘현수교’가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동ㆍ서양의 세로쓰기와 가로쓰기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지자제에서 ‘현수막 게시대’를 설치하고 있다. 실은 그곳에는 현수막(banner)은 달수가 없다. 흔히 가정에서 액자나 족자를 벽에 건다. 이로 보면 액자는 현횡막(placard)이고, 족자는 현수막(banner)이 된다. 여기는 현횡막(placard)을 달아야 되니 ‘현횡막 게시대’라고 해야 옳다. 한자의 ‘횡’과 ‘종’을 구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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