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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의 탄핵 ‘뒤바뀐 배역’
12년만의 탄핵 ‘뒤바뀐 배역’
  • 연합뉴스
  • 승인 2016.12.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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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주역서 대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에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2004년 탄핵정국의 핵심 당사자들이 이번에는 전혀 다른 처지에 놓여 관심을 끈다.

 당시 탄핵에 ‘결사항전’하던 인물들이 이제는 최전선에서 탄핵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반대로 당시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 대통령은 이제 탄핵표결의 대상이 됐다.

 지난 2004년 탄핵에 대한 찬반이 갈리며 대립했던 이들이 이번에는 한목소리로 탄핵을 찬성하는 등 ‘적’과 ‘동지’가 뒤바뀌는 모습도 연출됐다.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는 박 대통령을 향한 탄핵 반대파 의원들의 고성이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당시 탄핵안 가결 이후 한나라당이 민심의 역풍에 처하자 당을 위기에서 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을 주도한 최병렬 대표 대신 박 대통령을 수장으로 세웠고, 박 대통령은 당사를 천막으로 옮기면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효과적으로 당을 추슬렀다는 평가 속에 한층 정치적 입지를 단단히 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2016년,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진행되는 자신을 겨냥한 탄핵 표결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정세균 국회의장은 가장 강력한 탄핵 반대파 중 하나였다. 정 의장은 당시 탄핵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김부겸 의원 등과 함께 의장석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 의장이 탄핵안 가부에 대해 방망이를 두들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 의장의 경우 탄핵안 발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탄핵안 표결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당시 자신이 행한 ‘점거’ 행위를 이제는 정 의장이 앞장서서 막아야 한다는 것도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정 의장과 함께 강력히 탄핵안에 반대했던 이종걸 송영길 의원 등 다수의 야권 의원들도 이제는 탄핵을 앞장서서 통과시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의 묘하게 엇갈린 관계도 관심을 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6대 대선을 앞둔 마지막 유세에서 자신의 뒤를 이을 정치인으로 “정동영도 있고 추미애도 있다”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후 2004년 탄핵에서 두 사람은 정반대 위치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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