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참가국 확대에 따른 월드컵 경기 내용의 질적 하락과 16강 진출 가능성 저하 우려에도 “한국 축구에 나쁘지만은 않다”게 그들의 중론이다.
허정무 부총재는 오히려 “한국 축구에 기회일 수도 있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멕시코 월드컵 때 대표팀 수비수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집중 마크했던 그는 “그 때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 만의 본선 무대라 준비도 부족했고, 24개국만 참가해 1승도 못거뒀다”면서 “48개국 참가로 치열한 맛은 반감되겠지만 32강부터 ‘서든데스’ 방식이라 이변의 승부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던 경력에 걸맞게 분석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참가국 확대로 마케팅 수입을 증대하는 한편, 출전 기회가 적었던 나라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축구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월드컵이 ‘최고 대회’라는 가치가 일부 퇴색될 수는 있어도 축구 변방국에 문호를 개방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월드컵 때 폴란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4강 진출의 발판을 놨던 유상철 감독도 선배들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상철 감독은 “한 번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나라들에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팀과 경기 수가 많아질수록 승부의 변수도 훨씬 다양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본선 진출 희망이 커진 나라들이 준비 과정에서 경기력 향상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면서 “우리나라도 새로운 월드컵 체제로 전환하는 향후 10년간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