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2:51 (금)
현명한 소비패턴으로 경기불황 이기자
현명한 소비패턴으로 경기불황 이기자
  • 경남매일
  • 승인 2017.03.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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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힌 지 오래고, 시장 상인들은 전체 매출로 재료비는 고사하고 상가임대료와 인건비 맞추기가 빠듯하다고 아우성이다. 계절의 시계는 이월을 지나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에 안착했지만 풀죽은 경기는 아직 한겨울을 헤매고 있는 중이다. 저성장시대에 이미 돌입한 한국 경제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활동하는 봄을 기대하지만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 동향을 보고 있노라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월평균 소득이 줄면서 맞벌이 외 외벌이 가구의 소득과 소비가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반면 맞벌이 가구는 소득과 소비 모두 전년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로는 소비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젊은 부부들에게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린 지 오래다.

 문제는 장기불황에 접어들었지만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흑자는 100만 원을 넘어서며 연간 단위로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소비도 줄었지만 많은 가구가 불황을 이유로 허리띠를 졸라맨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돈은 있지만 쓰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박제가 선생은 ‘소비는 생산의 어머니’라는 논리를 폈다. 가내 수공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그 시절의 소비패턴에서 나온 이론이지만 요즘 시장경제에 더 어울릴 수도 있는 말 같다.

 시장에 나가보면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올라 몇 가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지갑이 모두 털려버리는 탓에 소비를 줄인다’고 하고, 상인들은 ‘마수도 힘들 정도로 소비자들의 소비가 줄었다’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를 기대하는 눈치다. 불황에 힘겨워하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닫힌 지갑 때문에 소비가 줄어 시장경기가 죽어버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이 나라 경제는 더욱 불황의 늪을 헤매게 될 뿐이다.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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