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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가 주는 교훈
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가 주는 교훈
  • 경남매일
  • 승인 2017.03.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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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근대사는 크게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하나는 일제로부터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독립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다. 독립운동의 역사는 이 두 가지 시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간 역사였다. 이 때문에 독립운동이 가지는 정통성과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 1894년 일제는 경복궁을 침범하고 침략의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이때부터 무너지는 국권을 지키려는 노력과 잃어버린 국권을 되찾으려는 우리의 노력은 51년간 이어졌다.

 무기를 들고 일본에게 전면적으로 맞섰던 의병들의 항쟁, 교육을 통해 지혜로운 백성을 길러 강한 나라의 기초를 닦자는 애국계몽운동. 또 나라를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저항했고, 만주로 망명해 군인을 길러 독립을 이루고자 했던 무장항일투쟁도 있었다. 침략의 우두머리나 기관을 직접 응징하고자 했던 의열투쟁과 국제정세를 활용한 외교적 노력도 있었다. 그 힘겨운 과정에 김해지역 유림도 앞장 섰다.

 일제 강점기 김해지역 유림의 ‘파리장서운동’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비가 마침내 건립됐다. 김해문화원은 2일 김해시 내동 연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지역인사, 유림 후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유림독립운동 파리장서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한국 유림대표 곽종석ㆍ김복한 등 137명이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편지인 장서(長書)를 쓰고 김창숙 등 10명은 중국 상해에서 편지를 3개 국어로 번역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평화회의장으로 보낸 독립운동을 말한다.

 이 장문의 편지에는 일제의 한국 주권 찬탈 과정을 폭로하고 식민 지배의 불법성과 한국독립의 정당성을 담아 한국의 모든 계층과 사회집단이 독립을 열망하고 있음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파리장서비는 1972년 10월 서울 장충단공원에 처음 세워졌다. 이후 1977년 거창, 1997년 대구, 2006년 충남 홍성, 2007년 합천, 2014년 경북 봉화에도 건립됐다. 김해에서는 김해문화원을 중심으로 지난해 6월 7일 파리장서 김해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마침내 빚을 보게 됐다. 지역 유림이 고초를 겪으며 독립운동을 한 파리장서운동기념비를 자유독립정신과 자유평등, 세계평화의 교훈으로 삼고 지역 후손들은 일제 강점기 치욕의 역사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나라사랑의 교육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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